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주 추가 투자 결정이 나온 이후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으로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 기대감을 키워 눈길을 모으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텍사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열린 투자 기념식에 참석해 이번 테일러 공장 투자와 관련해 “중요한 투자”라고 언급하며 ‘동반자 관계’를 강조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미 텍사스 주 테일러 시에 짓고 있는 신규 제조공장에서 2나노미터(nm) 크기의 칩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제조부터 첨단 칩 패키징, 연구개발(R&D) 작업에 이르기까지 4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테일러시에 2nm와 4nm 칩을 생산할 첫 번째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총 400억 달러의 계획 중 일부인 170억 달러의 초기 투자를 발표했다.
새로운 자본 투자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칩의 '2.5D 패키징'을 위한 첨단 칩 패키징 시설 건설과 함께 2nm와 4nm 칩도 만들 두 번째 공장을 추가한다.
엔비디아의 H100 등 인공지능 칩 생산에서 첨단 패키징은 중요한 단계로, 오픈AI의 챗GPT 등 생성형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사용된다.
테일러 공장 투자로 인해 삼성전자는 미국 시설에서 포장된 첨단 AI 제품에 최신 그래픽 처리 장치와 자체 개발한 고대역폭 메모리 칩을 결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전시 중인 삼성 HBM3E 칩에 '젠슨 승인'(JENNSEN AROBED)이라고 적어 삼성전자가 AI 칩 선도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 HBM 최신 제품을 테스트 중인 가운데 젠슨 황 CEO가 삼성전자의 협력관계를 직접 거론한 것은, 그만큼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가 가능하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반도체 장비주와 HBM 관련주들이 상승하는 등 시장이 반응했다. 다만 장 막판 반도체 노광 장비 기업 ASML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일부 기업들이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HBM 경쟁 심화는 한국 장비사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HBM 공급이 증가할수록 제조사의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져 수율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테스트 공정 중요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DDR5용 웨이퍼 테스트를 개조한 HBM용 웨이퍼 테스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장비 업체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정 공정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갖춘 장비사는 HBM 메이커 3사를 고객사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련 업체로는 PSK홀딩스, 테크윙, 한미반도체가 있으며, HBM 메이커의 캐파(capa) 증설이 곧 실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엔비디아향 HBM 실적이 언제 즈음 발표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역시 HBM 3e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노력중이다. 엔비디아 향으로 8단, 12단 샘플이 테스트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양산 승인 가능성을 언급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정황상 8단보다는 12단 승인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올해 4분기 중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그 전까지는 엔비디아향 긍정적인 소식은 들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24년 하반기 AMD의 생성형 AI 대응 GPU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해당 시점 이전에 AMD향 HBM 공급 관련 소식이 들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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