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1,400원선에 달했다.
17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원·달러 환율은 오전 장중 한때 1,400원선을 돌파한 뒤 전날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지금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진입한 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시기 말고는 없었다.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파죽지세로 상승 중인 원 달러 환율은 지난 5일 1,350원선을 넘어선 이후 매일 10원 안팎으로 오르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점은 원·달러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매 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해 반격에 나서며 전면전 우려가 확산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세계 원유 해상 교역량의 30%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스태그플레이션 경계가 고조됐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피해 우려가 동반되는 상황이다.
17일 외환시장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4.5원)보다 4.5원 내린 1390.0원에 출발해 장중 1382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외환당국이 전일 1년 7개월 만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구두 개입에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환율 고공행진의 주요 이유인 중동 정세 리스크는 유가 상승 우려를 동반하고 있어 불씨가 남아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잠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로 상단을 1,450원대 가까이 열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이란-이스라엘 분쟁이 전면전으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보다는 상단 93~95달러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2분기 평균 유가 레벨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2분기 예상되었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를 3분기로 후퇴시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견조한 물가에 더해 유가 상승 우려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3분기 또는 그 이후로 후퇴 분위기”라면서 “이에 따라 금리 인하 이후 달러 약세 전환 전망이나, 3분기 또는 이후로 지연 시 상당기간 달러/원도 1,300원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또 “최근 달러/원의 환율 상승세가 달러보다 가파르기 때문에 국내 펀더멘털 및 대외 건전성 등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과거 달러/원 환율 급등 시기였던 1997년, 2008~2009년, 2022년과는 글로벌 경기 충격과 국내 수출 감소 및 무역수지 적자 지속, 외환보유고 감소 등이 공통된다”고 짚었다.
이어 “현재는 2023년 초를 저점으로 경기 개선, 국내 수출 개선, 외환보유고 2022년 저점 이후 유지 상태로, 펀더멘털로 보면 달러/원 하락요인”이라면서 “본 요소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달러/원은 1,440원 이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높은 수준 유지 후 하락 전환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겹쳐 환율이 1,450원대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압력 확대에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내수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 확대로 미국 펀더멘탈 우위가 재확인됐다. 기존 전망과 달리 연내 1,200원대 도달은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그럼에도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는다면 2분기 중 원/달러 고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1,400원대에 머물렀던 2022년 하반기는 대외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하고, 무역적자가 연일 확대됐던 시기”라면서 “단기적으로 오버슈팅에 1,400원을 상회할 수 있으나 지속성은 떨어진다고 본다. 양호한 미국 수요의 온기는 비미국으로 확산돼 2분기 중순 이후 비미국의 순환적 회복과 함께 달러화 쏠림은 완화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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