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정기구독 서비스인 와우멤버십의 인상을 단행했다. 구독료 인상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쿠팡은 13일부터 신규 회원 대상으로 와우 멤버십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기존 요금에 비해 58% 오른 금액이다. 작년 연말 기준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약 1,4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적용되며, 이전까지는 변경 전 요금으로 멤버십 이용이 가능하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혜택은 무료 배송·배달·직구, 무료 반품과 무료 OTT 등이다. 지난달엔 와우 혜택에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서비스를 추가해, 배답앱들이 덩달아 배달비 무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구독을 통해 한 달에 3번만 로켓배송을 주문(3000원X3회=9000원)해도 월 요금 이상의 이득을 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쿠팡의 갑작스런 인상 소식은 구독자들은 당황하게 하는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기존가격을 유지하면서, OTT 혜택 등은 분리해 가격을 다양하게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업계에선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투자 재원확보 차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는 적자를 감안하고 한국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향후 10년을 계획하고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한 각종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초석이 아닐까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쿠팡의 구독료 인상 소식에 국내 플랫폼들은 쿠팡에서 이탈한 소비자를 잡기 위해 멤버십 가격 인하나 추가적인 프로모션 제공에 나섰다.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신규 고객에게 3개월 무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연회비를 5월 한 달간 3만 원에서 4,900원으로 인하한다. 컬리 역시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3개월 무료 이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각에선 쿠팡의 구독료 인상이 오래전부터 계획된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쿠팡의 구독료 인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처음 월 2900원으로 와우멤버십을 시작한 쿠팡은 2020년 OTT 혜택을 추가하고 2021년 멤버십가격을 4990원으로 72.1% 인상했다. 당시에도 회원 수가 줄기는커녕 늘어났다.
쿠팡의 롤모델로 불리는 아마존 역시 주기적으로 아마존 프라임 요금을 인상하고 있지만 이탈자가 많지 않다. 아마존은 구독자에게 서비스의 혜택을 추가하여, 구독 회원의 체감 효용을 높이고, 이후 추가 유입 효과가 둔화될 즈음에 가격을 올린다. 비용 대비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고객의 이탈은 최소화되고 동시에 이익 규모는 확 커지게 된다. 이른바 락인(Lock-in·자물쇠) 효과다. 구독료 인상으로 창출된 이익은 멤버십 혜택에 재투자되면서 점차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게 된다.
이를 반증하듯 쿠팡의 구독료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12일 미국 뉴욕 증시에선 모기업 쿠팡Inc 주가가 10% 넘게 뛰어 20달러를 넘어섰다. 쿠팡의 주가가 종가 기준 20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10월 6일(21.03달러)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외신들은 “쿠팡이 멤버십 회비를 58% 인상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으나 주식 투자자들은 유료 수입 확대로 이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다른 이커머스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가 할 수 없는 OTT를 제공함으로써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은 이번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넷플릭스와 유튜브와 같은 OTT서비스들을 경쟁자로 삼아 비교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달러 환율 파죽지세 급등, 원화 약세 언제까지? (0) | 2024.04.17 |
---|---|
전세 보증사고 급증, 1분기만 1조원 돌파...부동산시장 영향은? (0) | 2024.04.17 |
미국이 삼성에 반도체 보조금 우대 지원한 이유 (0) | 2024.04.16 |
반감기 앞두고 기세 꺾인 비트코인, 이유는? (0) | 2024.04.16 |
다국적 기업 법인세 회피 논란, 디지털세 해결책 될까 (0) | 2024.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