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법인세 회피 논란, 디지털세 해결책 될까

[사진-국세청]

 

애플, 구글코리아,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적은 법인세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문제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신외감법)이 개정되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감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계속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각 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 서비시스코리아의 법인세는 36억1754만 원으로 전년(33억2945만 원)에 비해 올랐고, 애플 코리아 역시 2006억 4300만 원으로 전년(502억 89만 원)에 비해 증가했다. 반면에 구글코리아는 155억 1930만 원으로 전년(169억 7881만 원)에 비해 줄었다.

 

납부하는 법인세의 규모가 어떠한지 단독으로 봤을 땐 체감할 수 없지만, 국내 기업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국내 OTT업체인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1419억 원으로 한 해 전보다 적자 규모가 19% 증가했지만, 지난해 매출이 3천2백억 원으로 잡혀 법인세 28억 원을 납부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4963억 7855만 원, 1684억 2876만 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다.

 

해외 플랫폼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낮은 것은 매출이 해외로 잡히거나 본사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서버가 있는 싱가포르에 아시아 지역 애플리케이션 시장 관련 소득을 신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도 넷플릭스 본사에서 멤버십을 구매해 국내 이용자에게 재판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매출 원가의 대부분은 넷플릭스 본사에 지불하는 비용이다. 

 

국세청도 해외플랫폼 기업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 2021년 국세청은 넷플릭스가 자문료 명목으로 미국 본사에 수입을 이전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있다며 넷플릭스 국내 사무실을 조사했고, 조세회피 혐의로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넥플렉스측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해둔 상태다.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기존 조세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법인세가 낮은 국가로 이익을 이전하거나 본사를 옮겨 세금을 회피하는 사례는 빈번하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20과 포괄적 이행체계(IF)를 구축하고 국제기준을 마련하여 2025년부터 순차 발효하기로 협의했다. 일명 디지털세다.

디지털세는 필라1과 필라2로 나눠진다. 필라1은 다국적 기업의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 과세권을 배분하는 것이다. 연결매출액 200억유로 이상, 영업이익률 10% 이상인 다국적 기업이 대상이다. 필라2는 세계 각국에 최저한세율을 도입해 연매출이 7억5000만유로를 넘는 다국적 기업에 15%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기재부는 “2025년 발효 시 다자조약 내 규정에 따라 2026년 또는 2027년 (필라1) 시행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미정으로, 추후 각국의 입법 시기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세 도입은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논란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러한 세금의 전환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서비스의 경우, 증가한 세부담을 서비스가격 인상으로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애플은 칠레, 멕시코, 터키 등에서 세금인상을 이유로 국가 내 앱 구매가를 인상했다”라고 짚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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