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실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금융권에서도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권의 AI의 활용은 이미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부 자산관리직원에게 AI 비서를 제공하고,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의 AI 금융비서는 일 평균 150만명의 이용자를 만난다. 이는 업무 처리 속도를 향상시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챗봇 등으로 편의를 제공한다.
그러나 AI 기술을 악용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월 홍콩의 한 다국적기업 재무담당자가 인공지능(AI)에 속아 회삿돈 340억원을 송금하는 피해를 본 것이다. 범인들은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로 발송된 이메일을 보낸 후 딥페이크 기술로 화상회의까지 꾸며 직원을 감쪽같이 속였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으로 AI 활용과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의 인공지능(AI) 혁신 방향을 이끌 거버넌스로 ‘AI전략최고위협의회’를 출범했다. 지난 16일엔 법·제도 정비를 위한 첫 분과 회의에서 국회 계류 중인 「AI기본법」의 회기내 통과를 촉구했다. 「AI기본법」은 고위험 AI의 정의와 사업자의 책무, AI 윤리원칙 등이 포함된다. 고위험 AI 판단 기준 마련과 신뢰성 확보 조치 등도 정비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금융권 AI 활용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금융권의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융권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금융데이터와 다양한 산업군이 보유한 양질의 데이터가 융합·활용될 수 있는 방안, AI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정보유출 등 위험 요인에 대한 감독방안도 균형감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권도 AI를 활용한 금융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금융권 AI 활용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AI 거버넌스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19개 업무에 대한 자체 AI 기술검증 결과 기존보다 약 20~50% 정도 생산성이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AI 위험관리정책을 수립하고 사후 모니터링 등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을 마련했다. ‘KB 고객데이터 플랫폼’은 5개 계열사 마이데이터 사업자(KB국민은행·KB증권·KB손해보험·KB카드·KB캐피탈)의 데이터를 계열사들이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분석 시스템이다. KB 고객데이터 플랫폼은 그룹 마이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표준화된 분석 모델을 만들고 고객별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한다.
BC카드는 지난해부터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AI 기술을 통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최신 재테크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있다. AI투자 비서 서비스는 GPT-4 기술을 적용해 최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학습한다. BC카드가 없더라도 생활금융플랫폼 페이북 가입 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보다 안전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AI 윤리 체계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금융티아이, 하나금융융합기술원 등의 담당 임원들이 참석하는 ‘하나 AI 리더스 포럼’을 발족했다. 분기별 연 4회 개최돼 주요 AI 기술 분야별 연구개발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
‘AI 생태계 내 금융 특화 경쟁력 강화’를 전략으로 하는 신한카드는 문동권 사장의 AI거버넌스 리더십으로 알고리즘 답변의 편향성, 프라이버시 침해 등 다양한 AI 윤리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설계, 개발, 운영 등 AI 업무 처리 전 과정에서 AI 윤리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AI 윤리 자율점검표’를 제작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AI 윤리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머신러닝, 딥러닝 등 AI 알고리즘이 적용되는 대고객 서비스 업무 부서들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사전협의 프로세스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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