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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 ETF 시장 확대 ... 미래에셋자산운용 성장세 주목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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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 순자산총액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1·2위 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전통의 강자 삼성자산운용이 아직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거세게 추격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23일 기준 137조2923억원으로 전년 말(121조672억원) 대비 1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빠른 편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편의성과 접근성도 높은 만큼, 지난 2002년 도입된 후 2021년까지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ETF 시장의 성장 속도를 상회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금융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2019년 51조7123억원이었던 순자산 규모가 불과 4년 만에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ETF 순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하며 54.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ETF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미국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 4종의 운용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연 0.0099%로 인하했다. 해당 ETF에 1억원을 투자해도 수수료가 1만원도 되지 않아 사실상 ‘무보수’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시장 진입을 노리는 중소형사가 취하는 전략인 저가 정책을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이 선택한 이유는 최근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공격적인 영업으로 1위 자리를 위협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21년부터 ETF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20년 말 13조1686억원에서 이듬해 26조2368억원으로 두 배나 불어났으며, 2022~2023년에도 각각 년 12.7%, 51.0%의 성장률을 보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2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50조1997억원으로 2020년 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27조506억원에서 54조1679억원으로 두 배 늘어났지만, 이는 미래에셋(281.2%)은 물론 전체 ETF 시장 성장률(165.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빠른 속도로 ETF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면서, 1·2위 간의 점유율 격차는 2020년 말 26.7%포인트에서 지난해 말 3.4%포인트로 급격히 축소됐다. 23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39.5%, 36.6%로 격차가 3%포인트 이하로 좁혀진 상태다. 

 

이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의 수수료 인하는 2위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맞불 작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의 보수를 삼성자산운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한 바 있다. 올해는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3월 5일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를 보수 0.09%에 내놓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보수를 0.29%에서 0.08%로 인하하기도 했다. 

 

다만 수수료 인하만으로 ETF 시장 1·2위 경쟁이 판가름 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ETF 시장 점유율을 지키더라도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796억원으로 매출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도 4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줄어들었다. 다만, 여전히 경쟁사와의 격차는 상당하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해 순이익은 2~8위를 모두 더한 것(4081억원)보다 많다.

 

한편, 현재의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ETF 시장 규모는 1~2년 내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확대될 ETF 시장에서 누가 1위 타이틀을 차지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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