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의 고공행진에 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먹거리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외식 소비를 줄이려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 평균(3.1%)보다 0.3%포인트 높았으며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34개월째 전체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8800원이었던 칼국수는 9000원을 넘겼고, 3123원이었던 김밥도 3323원으로 약 6% 인상되었다. 가격 인상 폭이 가장 큰 외식 품목은 냉면이다. 7.2% 올라 한 그릇에 평균 1만1462원이다.
그러다보니 날마다 먹는 점심값을 절약하려는 직장인들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17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4 신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점심 한끼에 평균 1만원을 지출했고, 10명 중 7명은 점심값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로 도시락, 밀프렙을 싸던지,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간편식을 먹고 있다.
밀프렙은 식사(meal)와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로 며칠 분량의 식사를 미리 준비해두고 끼니 때 간편하게 꺼내거나 데워서 먹는 식사를 말한다. 건강을 위해, 살을 빼려고 하는 다이어터들에게는 밀프렙이 트렌드로 떠오른 지는 꽤 됐지만, 외식물가 때문에 주목받게 된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에선 도시락 메뉴를 공유해 달라는 글도 많이 올라온다. 한 누리꾼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게 되었다”면서 “귀찮은 것도 있지만 밖에서 음식 먹을때보다 속도 편하고 반찬도 다양하게 먹는 것 같아 좋다. 다양한 메뉴를 공유해달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치솟는 외식 물가를 잡지 못하는 정부를 탓하는 글도 볼 수 있다. “정부가 얼마전 착한가격업소의 배달비를 지원하고 식당이용객에게도 혜택을 제공한다던데 주변에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연간 배달비 200만원 지원이 실제 가격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엔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천 원짜리 빵집이 늘어나고 있다. 천 원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장인,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장에서 만든 빵을 대량으로 구매해서 바로바로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곳을 이용하는 누리꾼들은 “유통업자들이 중간에서 남겨먹는 폭리 없애고, 공장 도매-직판장 다이렉트 루트 뚫어서 소비자들한테 직방으로 나와서 저렴하다”며 “불경기를 겪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당분간 외식비를 줄이려는 서민들의 고군분투는 계속될 듯 하다. 외식물가 전망은 앞으로도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로 미뤄왔던 억눌러왔던 전기료 등 공공요금도 인상할 예정인데다 당장 5월 햄버거와 피자 등 대표적인 외식업체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또한 불안정한 국제정세의 영향을 받는 유가와 기후변화로 기호식품인 커피 원두, 코코아 등의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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