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급등했던 네이버 주가가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매각 압박 논란으로 주춤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4400원(△2.33%) 하락한 18만4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18만원 초반대를 횡보 중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이달 2일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4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32.9% 증가하며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558억원으로 전년 동기(437억원) 대비 1173.2%나 늘어났다.
네이버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2조4955억원, 영업이익 3895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실제 실적은 이를 각각 1.22%, 12.78% 웃돌앗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망치 대비 90.6% 컸다.
네이버는 1분기 실적 호조에 대해 “서치플랫폼, 커머스 등 주요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 덕분”이라며 “영업이익은 주가의 변동성에 따른 일시적 주식보상 비용 감소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네이버 주가는 실적 발표 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18만4400에서 이달 7일 19만4800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러한 네이버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8일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 논란이 재점화했기 때문.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 정보유출 사고과 관련된 행정지도에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네이버 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하며 9일 종가 기준 18만8300원까지 하락했다. 10일 소폭 반등한 네이버는 오늘(13일)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향후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에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13일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25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지분법 이익 감소에 따른 2024~2025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라며 “지분 전량 매각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2025년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15~20% 수준의 하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이어 “(라인야후 지분 매각 시) 2025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며, 라인을 기반으로 한 일본·동남아로의 글로벌 확장 스토리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라며 “매각대금을 이용한 글로벌 M&A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나, 이것만으로 리레이팅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네이버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사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지분 매각으로 자금이 확보될 경우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현재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 약 32.7%(8.3조원)를 소프트뱅크가 전부 인수하기에는 재무적 부담이 크고, 일본 이외에 대만, 태국 사업과 라인망가, 네이버제트 등 다양한 사업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일부 지분 매각으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 경우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네이버가 몇 조원의 현금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추가 M&A를 추진한다면 주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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