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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대모비스, 전기차 부품 투자 확대...혁신기술 스타트업 발굴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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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제3회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를 개최했다. 사진=현대모비스

 

현대 모비스가 올해 전기차(EV) 부품과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 모비스는 북미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허브인 모비스벤처스 실리콘밸리(MVSV)가 주관하는 '제3회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는 현대 모비스가 현지 기업들과 기술 개발 현황 및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투자 계획을 설명하는 플랫폼이다. 올해 행사는 ‘그린 모빌리티’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초청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대표, 학계, 업계 투자자, 네트워킹 기회를 모색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현지 투자 담당자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미첼 윤 MVSV 디렉터는 이 자리에서 “2024년 전기차 부품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 같은 사업이 전체 투자의 약 70%를 차지하게 돼 현재 50%에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디렉터는 또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반면, 결국 친환경차 쪽으로 업계가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금액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 디렉터는 자동차용 칩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며 최근 공급 부족 사태에 따라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대 모비스는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상장사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 모비스는 이번 이니셔티브를 통해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미래 기술 동맹'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 모비스 관계자는 “행사에 참석한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친환경차 시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이들은 자동차 산업 내 '지속가능성'과 '청정기술' 혁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 모비스는 이 자리에서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구현에 따른 한계와 비용으로 인해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 금액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현대 모비스는 지난 2020년 영국에 본사를 둔 기업인 엔비식스에 투자해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기술 협력을 진행했다. 자율주행용 고성능 영상레이더 개발업체인 젠다르, AI 기반 반도체 라이다 업체인 라이트아이씨,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문업체인 소나투스와도 사업 제휴를 유지하며 미래 모빌리티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투자 축소와 관련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7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대상으로 한 투자 계획이며,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연구개발(R&D)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20여개의 자동차 SW 협력사들과 개발하고 있는 4단계 자율주행 실증차량이 인천대교를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모비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내년 상반기까지 인천 송도와 영종도 60km 구간에서 4단계 자율주행 실증차를 시험 운행하는 업무협약식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와 국내 자동차 소프트웨어 협력사들과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4단계 실증차가 인천광역시 송도와 영종도 일대에서 지난달부터 시험 운행에 나섰다. 레벨 4의 자율주행은 특정 환경(구역, 날씨 등)에서 자동차가 모든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수준을 말한다.

 

실증차에는 4단계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컴퓨팅 기술이 적용된다. 장거리 도심 주행을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 역시 확보한다. 회사는 여기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레벨4 자율차'에 대한 승인체계는 마련됐다. 지난 3월 19일 개정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자율주행차법)이 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 자율주행차법에는 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도 정부가 자율차를 평가·검증하고 성능인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차는 운행 목적과 구역을 한정해 조건부로 적합성을 승인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상황은 어떨까. 

 

시장에서는 사실상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까지는 기술적 한계가 있고,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이 위축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포드와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합작사 아르고AI가 2022년 문을 닫았고, 최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포기했다. 다만 지리자동차, 위라이드 등 중국의 자율주행 업체들은 여전히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바이두 아폴로는 최근 중국 우한에 20만 위안(약 3751만원)의 새로운 6세대 로보택시 1000대를 배치하고 자량 운영 및 관리 전반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두는 2021년 베이징에서 첫 자율주행 로보택시 상업 서비스를 시작해 중국 내 10개 도시로 확장했으며, 올해 3월 우한에서 중국 최초로 24시간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이두에 따르면 2024년 초 까지 매출 9배 증가, 손실은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올해 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내년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밝혔다. 

 

테슬라도 AI로봇을 자율주행 전기차에 접목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자율주행차 기술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황 CEO는 “우연인지는 몰라도 테슬라의 FSD는 엔비디아가 만든 반도체로 작동되고 있다”며 이같이 테슬라의 기술을 호평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FSD 역시 '완전 자율주행'에는 미치지 못하며, 여전히 보조장치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FSD 관련 사고와 관련해 미국 법원은 "테슬라 차량의 자율운전 보조 시스템은 제조사의 과실이 아닌 운전자의 과실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레벨4부터 진정한 자율주행이고, 레벨3는 운전 보조 기능이다. 자율주행이 투자 대비 기술 성숙도가 떨어지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이 재미를 못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자율주행 시장 쪽은 위축되긴 했지만 또 이게 기회라 생각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 애플카도 ‘중단’보다 ‘연기’라고 본다. 자율주행은 도리어 중국이 더 난리다. 국내 기업의 자율주행도 향후 추이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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