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재추진진을 앞두고 우리은행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거래소는 45영업일 이내 예비심사 결과를 기업에 통보해야 한다. 만약 케이뱅크가 예비심사에 통과한 뒤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 제출, 공모 절차 등을 모두 순조롭게 진행한다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미 지난 2022년 IPO를 선언하고 당해 9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다가 2023년 2월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고금리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증시가 침체하고 IPO 시장에도 한파가 불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될 위험이 커졌기 때문.
하지만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연내 상장을 목표로 제시하며 IPO 재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주관사로 선정한 케이뱅크는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에 ‘인뱅 상장 2호’ 타이틀을 내주지 않기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시장은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 시도가 지난 2022년 첫 도전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IPO 시장도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는 데다, 케이뱅크의 실적 또한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5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7.5%나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2022년 상장예비심사 당시 기준이었던 당해 1분기 순이익(245억원)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객 기반 또한 두터워지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 고객 수는 1033만명으로 전분기 대비 80만명이나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여·수신 잔액은 14조7600억원, 23조97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25.7%, 6.6%씩 증가했다. 이자이익(1357억원)은 31.9%, 비이자이익(157억원)은 193.8% 증가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편, 케이뱅크의 연내 상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우리은행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케이뱅크 주식 4724만6471주(12.5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케이뱅크 컨소시엄 단계부터 투자자로 참여해 임직원 파견 및 유상증자 등을 통해 케이뱅크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도왔다.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주식 취득원가는 5000원으로 지분가치는 약 2362억원이다. 현재 케이뱅크 주식은 장외에서 약 1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공모가가 현재 장외가와 비슷할 경우 지분가치는 8032억원으로 불어난다.
실제 앞선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시 투자자였던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은 상당한 이익을 거둔 바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22년 보유 중이었던 카카오뱅크 지분 8%(3810만 주) 중 3%(1476만 주)를 매각해 약 4200억원의 차익을 거둔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2021년 카카오뱅크 상장 덕분에 5546억원의 지분법상 이익이 발생하면서 증권사 연간 순이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만약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에 성공한다면, 우리은행 실적도 함께 반등하면서 은행권 경쟁구도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줄어들었다. 다른 은행과 달리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의 영향이 적었던 만큼 순위 상승이 기대됐지만, 오히려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 만약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에 성공해 상당한 규모의 차익이 발생한다면 하반기 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조병규 행장은 지난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1등 은행을 경험해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라며 연간 순이익 1위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은행이 케이뱅크 상장 효과에 힘입어 연간 실적 1위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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