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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구광모 LG 회장이 미국 출장서 만난 스타트업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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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피규어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각)부터 나흘간 북미를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선 LG 사업장뿐 아니라 외부 스타트업도 찾아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사업 동향을 살폈다. 

 

24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미 테네시에서 LG전자 생산법인,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등을 방문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LG의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 허브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찾아 AI 분야 등 미래준비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 육성 전략을 논의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1년을 제외하고 취임 이듬해인 2019년부터 매년 북미 시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해왔다. 첫 북미 출장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2018년 회장 취임 후 그룹 체질 개선 및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온 구 회장은 지난 2022년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이 시급한 상황을 고려해 미 배터리 공장을 첫 방문하고  IRA 대응 방안 등을 점검했다. 

 

주목을 끄는 점은 현지 테크 스타트업과의 만남이다. 현재 글로벌 첨단 산업 환경이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새롭게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 구 회장은 AI 반도체 설계업체 텐스토렌트와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방문해 반도체 설계부터 로봇 등 AI 밸류체인 전반을 세심하게 살폈다.

 

지난 20일 텐스토렌트를 방문한 구 회장은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최근 가전·전장·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는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반도체산업의 미래 전략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다. IP 라이센싱(특허 기술 대여)과 고객 맞춤형 칩렛(Chiplet,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 설계가 주요 사업 모델이다.

 

구 회장은 또  피규어 AI 창업자 겸 CEO인 브렛 애드콕을 만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난 3월 시연 영상이 화제를 모은 로봇 ‘피규어 원’이 구동하는 모습을 살펴봤다. 피규어 AI는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 투자해 주목을 받았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의 이번 행보는 AI가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며, 사업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북미 방문 당시에도 캐나다 토론토의 벡터 연구소와 자나두 연구소를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핀 바 있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구 회장은 특히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을 맡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투자 및 사업개발 현황을 보고받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은 LG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ABC(AI, Bio, Clean tech) 분야에 투입했다.

구 회장은 이곳에서 △AI 기반 가상환경 내 캐릭터 제작 솔루션 업체 ‘인월드AI’ △디지털 청진기 개발 스타트업 ‘에코 헬스’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가스 전해질 개발업체 ‘사우스 8 테크놀로지스’ 등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 등을 자세히 살폈다.

 

아울러 이석우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장을 비롯한 구성원들과 만나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사업 모델을 만들고 직접 사업화를 추진하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구 회장은 이날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 앞서 테네시를 찾은 구 회장은 미국의 통상정책 및 유통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등을 점검했다. LG그룹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해 지리적 강점으로 배터리와 양극재 등의 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테네시주를 북미 전진기지로 구축하고 있다.

 

구 회장은 “시장·고객 트렌드, 경쟁 구도, 통상 정책•물류 등 사업 환경의 변동성은 모두가 동일하게 마주한 상황”이라며 “이를 잘 극복하기 위해 차별적 고객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LG전자 테네시 공장에선 로봇 자동화, 무인 물류 등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세탁기, 건조기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제2공장에서는 배터리·양극재 등 전장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계획과 투자 전략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직원들과 소통도 강화했다. 출장 기간 직원들과 총 6차례 미팅을 한 구 회장은 “지속성장의 긴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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