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불안 증폭... 건설업계 대응 방안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6.
728x90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난 차량을 감식하는 경찰과 소방 관계자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인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대수가 늘면서 재산피해도 늘고 있는데, 관련 당국 및 건설업계에서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6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께 인천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나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로 인해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 등 모두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약 140대가 화재 피해를 입었으며, 480여세대의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5일부터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일단 불이 나면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화재 진압이 훨씬 까다롭다는 점도 악재로 이어졌다.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배터리 화재 시 고온 유지와 함께 불길이 지속되는 '열폭주' 현상이 나타난다. 분말소화기를 사용하더라도 분말이 리튬배터리 내부에 미치지 못하고 냉각 효과도 거의 없다.

 

최근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이뤄지며 화재 사고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피해 예방을 위한 법령이나 대응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발생 건수는 매해 늘고 있다. 전기차 화재발생 추이를 보면 2018년 3건에서 2023년 72건으로 증가했다. 

 

또 아파트 등 다중이용시설 내 전기차 충전소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2018년 0건에서 2023년 10건으로 늘었다. 6년간 총 발생건수는 21건이다.

 

아파트 입주민이 주차할 공간이 지하주차장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기차 보급 확대가 더해지면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정부 당국에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제25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차 충전 기반시설 확충 및 안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지하주차장은 지하 3층까지만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고,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지하주차장은 불에 일정 시간 견딜 수 있는 내화구조로 짓도록 의무화한다. CCTV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5월 17일 경기 성남시 소재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 및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서 LH는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 발굴을 위해 지난해 6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또 소방청과 협업해 네 차례의 전기차화재 실증실험도 진행하는 등 주택 화재안전을 위한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대응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날 연구용역 보고회에서 국내 최초로 진행된 전기차화재 실증실험에 대한 결과가 나왔다. 실험은 현재 지하주차장 설비방식인 상부 주수와 하부 주수를 여러 방식으로 혼합해 진행했다. 실험 결과, 인접 차량의 일부 도장면 손상이 발생하더라도 1차 실험인 기존 소화설비의 상부주수만으로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이 차단은 성공했다고 LH는 설명했다.

 

상부주수는 주차장 천정에서 스프링클러헤드(폐쇄형헤드)의 감열부가 열에 의해 작동되어 소화수가 위에서 아래로 분사되는 방식이며, 하부주수는 주차장 바닥에서 스프링클러헤드(개방형헤드)가 배터리가 위치한 전기차하부 상방향으로 소화수가 분사되는 방식이다. 

 

LH는 연구결과 및 토론회에서 수렴한 애로 및 건의사항을 적극 검토해 연내 정책 제언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이슈와 관련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소방법이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으며, 전기차 화재 진압 시스템에 대해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에 선정됐다. 재건축의 단지명을 '래미안 원마제스티(ONE MAJESTY)'로 제안하면서 과천시 최초로 골조내진 특등급 설계를 적용하고 전기차 화재사고에 대비해 전기차 주차구역 후면과 양 측면을 방화벽체로 시공하기로 했다. 

 

반도건설은 지난 2021년부터 입주민들의 전기차 사용 편의성과 안전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 진압 설비'를 도입했다. 반도건설은 전기차 충전시설 화재 진압 설비를 충남 내포 반도유보라 주상복합 건물에 첫 적용하고, 앞으로 시공하는 전 현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올해 4월 부산 소재 선박 기자재 전문 중소기업인 탱크테크와 손을 잡고 ‘건물용 전기차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수압을 활용해 전기차 하부를 뚫어 리튬이온과 리튬인산철 등 전기차 배터리 종류에 관계없이 10분이면 화재를 완전 진압할 수 있는 성능을 입증 받았다.

 

DL이앤씨는 ‘e편한세상’ 아파트 현장에 시스템의 시범 적용을 검토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시설을 총 주차면수 대비 10%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해 관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탱크테크는 앞서 현대차 생산공장과 일부 지역 소방서 등에 제품을 납품했다. 향후에는 국내외 아파트 및 일반 건축물, 관공서 등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