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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판매자 당황케한 번개장터, 이유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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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번개장터 누리집 갈무리]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8월 모든 중고 거래에 안전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변경된 운영정책으로 인해 판매자에게 불만의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플랫폼끼리의 경쟁이 공급자의 희생으로 이어지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8월부터 의무화된 안전 결제 시스템은 제3의 금융기관이 결제 대금을 보관하고 거래 완료 후 판매자에게 정산되는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 기반의 안전 거래 시스템이다.

 

안전 결제 시스템에 대한 구매자와 판매자의 견해 차이는 확연하다. 구매자는 안전 결제 수수료 무제한 무료 혜택을 받고, 구매 확정 후 결제 금액이 판매자에게 입금되므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상품을 에스크로 계좌이체, 카드, 간편결제 등 원하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결제할 수 있게 되었다.

 

번개장터는 안전 결제가 처음인 구매자에게 첫 구매지원금 지원은 3만 원 이상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누구나 5%의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 등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반면 판매자들에겐 3.5%의 수수료를 부과되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안전 결제 시스템이 선택 사항으로 운영되었으며 안전 거래를 원하는 물건 구매자가 수수료를 부담했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도입으로 모든 상품에 수수료가 부과되다 보니, 기프티콘 같은 소액 금액 상품권 상품의 거래에도 수수료가 붙어 판매금액이 적어진다. 예를 들어 이디야 아메리카노(L) 상품권을 3000원에 판매한다고 할 때도 3.5%의 수수료(105원)가 부과되어 판매자에겐 2895원이 입금된다.

 

번개장터는 시스템의 도입으로 판매 중인 상품을 더 이른 시일 안에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번개장터는 거래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안전 거래 시 더 많은 구매자의 선택을 받아 30% 더 빨리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산 계좌만 등록해 놓으면 구매 확정 없이 빠르게 입금받을 수 있고, 판매자의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업계에선 번개장터의 운영정책의 변화가 5년 연속 적자 상황인 번개장터가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수료 부담 대상을 구매자가 아닌 판매자로 결정한 것에 대해 판매자들이 대거 이탈이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렇다 할 메이저 중고 플랫폼이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세 곳뿐인 상황에서 기존 고객을 잃을 수 있어 매출이 줄게 되는 리스크를 감안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번개장터는 중고 패션 카테고리와 MZ 연령대에서 돋보이는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매출 데이버 분석 앱인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월간 활성 사용자 기준으로 번개장터 사용자 중 중고나라 동시 사용 비중이 13.1%에 불과하다. 두 플랫폼의 사용자는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의미. 결국, 10대와 20대를 타깃으로 패션 중고 상품을 팔고 싶은 판매자는 수수료를 내더라도 번개장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번개장터의 이번 결정으로 대규모 이탈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탈퇴 인증까지 나오는 부정적인 시선이 늘고 있다.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 혜택을 늘리면서 공급자 혜택을 줄이는 현상은 플랫폼 경제 시스템이 성숙해지면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통제하기 위해 유럽은 「디지털 시장법」을 통해 기존의 경쟁법과는 다른 법률을 만들기 위한 행보를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플랫폼의 경쟁 심화는 공급자에게 부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독점과 경쟁을 정의하고 규제하는 관점을 플랫폼에 맞게 새로 정립돼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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