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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우리가 몰랐던 국산 신약의 힘, 수출 효자 제약사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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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두각을 나타냈던 국내 제약바이오 수출 실적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의약품 위탁생산(CDMO) 부문에서의 고성장과 함께 기술 수출도 늘고 있어 고무적인 분위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보건산업 수출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2% 증가한 44억6000만 달러(약 6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상반기 의약품 최대 수출액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사들의 수출액이 늘어난 이유로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 바이오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선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 증가한 26억8000만 달러로 역대 반기 최고실적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6억9000만 달러, +91.0%) △헝가리(4억1000만 달러, +81.9%) △스위스(2억6000만 달러, +88.3%)에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독소류 및 톡소이드류(1억7000만 달러, +17.2%) 수출은 미국(4000만 달러, +55.6%)과 중국(3000만 달러, +50.8%)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경우 램시마(정맥주사제형+피하주사제형)는 올해 1분기에 셀트리온 전체 매출의 64%(약 4168억 원)를 차지했다. 

 

7일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8747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66.9% 증가한 수치로, 창사 이래 분기 매출 8000억 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72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다. 또 상반기 기준으로도 1조5000억(1조6117억 원)을 돌파,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 돌파도 가시화된다.

 

주력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전년 동기 대비 103.6% 성장한 7740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주도했다. 유럽시장에서 램시마 점유율은 60%에 육박하며, 램시마·램시마SC의 유럽 내 합산 점유율은 75%가 넘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 제품군(IV/SC)을 비롯해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4개 제품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한 가운데 차세대 동력인 짐펜트라도 미국에서 실매출이 발생하는 등 여러가지 긍정 요인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합병에 따른 일시적 상각 요인들도 해소하고 후속 제품 중심의 성장세도 이어지는 등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 만큼 올해는 퀀텀 점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상반기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에 올랐던 '하드리마'(한국제품명 아달로체)를 비롯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한국제품명 레마로체), 안과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바이우비즈'(한국제품명 아멜리부) 등 9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8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 1조4800억 원을 올렸다. 이 중 25% 이상을 미국에서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국내 유일의 보툴리눔 톡신인 대웅제약 '나보타'(미국제품명 주보)는 올해 상반기 매출 900억 원 안팎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빅마켓이다. 2022년 기준 미국 포함 북미 지역 규모는 47억7000만 달러(약 6조1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10.6%씩 성장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Evolus는 나보타(미국 제품명 Jeuveau)의 미국 점유율(올해 1분기 기준 12%)을 확대하고 있다. 나보타는 호주를 비롯해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출시 국가를 확대하면서 매출의 추가적인 업사이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K-제약바이오의 올 상반기 기술 수출 성과도 눈부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및 플랫폼 기술수출 사례는 8건으로 금액 60% 증가, 규모만 4.7조원이다. LG화학은 지난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와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인 'LB54640'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수출(L/O) 계약을 체결했는데, 총 계약 규모는 3억500만달러(약 4000억 원)로 알려졌다. 

 

알테오젠은 지난 2월 미국 머크(MSD)와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ALT-B4)' 라이선스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변경에 따라 알테오젠은 계약금(Upfront) 2000만 달러(약 266억 원)를 받게 된다.

 

이 외에 넥스아이, 아리바이오, 지놈앤컴퍼니, HK이노엔, 에이프릴바이오, 이수앱지스 등이 올해 상반기에 해외업체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술 라이선싱 동향 및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은 외국 제약바이오사들과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총 104건(비공개 포함), 47조 7,693억 원(비공개 제외) 규모의 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술수출은 신규 모달리티, 희귀질환치료제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이뤄낸 성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보는 향후 제약업계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트럼프 트레이팅 등 우호적인 매크로 상황에 더불어,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의료 파업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있었던 제약사들도 대부분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거나,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배치수 증가,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하반기 호실적과 5공장의 수주 활동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의 짐펜트라는 7월부터 Express Script의 처방목록 등재가 적용돼 본격적 판매가 이뤄짐에 주목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은 거버넌스 이슈가 완화되고 있으며, 호실적에 더불어 25년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 발표가 예정되어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로 24년 큰 폭의 실적 성장이 전망되며, HK이노엔, JW중외제약은 수액제의 매출 감소 우려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동아에스티는 R&D 파이프라인 본격화와 스텔라라 시밀러 출시가 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7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기술 수출을 비롯해 수출 전반의 지표가 향상된 이유 중 하나는 국산신약들의 활약도 꼽을 수 있다. 실제 렉라자, 펙수클루, 케이캡 등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적극적인 R&D 투자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를 비롯해 품질, 제조역량 등이 혁신을 거듭함에 따라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R&D 역량 역시 최근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격차 줄이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AI 활용 등 효율성을 증대하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마했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로부터 K-멜로디 사업기관으로 선정 받아 향후 5년간 연합학습을 활용해 신약개발 속도를 보다 앞당기고 성공률을 높이도록 제약바이오기업과 연구소 등을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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