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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비트코인 ‘블랙먼데이’ 충격에서 회복 중... 하반기 전망 엇갈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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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지난 5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블랙먼데이’가 지나며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의견이 대립하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4일 6만 달러 초반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은 5일 들어 급락하기 시작해 한때 5만 달러선이 붕괴되며 4만9872달러까지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6일 들어 전날 하락분을 소폭 상쇄하며 오후 1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3.5% 상승한 5만54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5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배경에는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가 놓여 있다. 실제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3.99포인트(△2.60%) 내린 3만8703.2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160.23포인트(△3.00%) 내린 5186.33, 나스닥 지수는 576.08포인트(△3.43%) 내린 1만6200.0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 증시의 하락폭은 더욱 컸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 5일 전 거래일 대비 4451포인트(△12.4%) 하락한 3만145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또한 이날 서킷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되는 등 급락세를 보이다 2500선마저 무너지며 전 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일본 금리인상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슈, 중동발 전쟁위기 등이 꼽힌다. 다양한 요인이 겹치며 전 세계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가상자산 시장 또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블랙먼데이’가 지나며 글로벌 증시는 물론 가상자산 시장도 전날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위기로 비트코인의 하반기 상승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7월 들어 시작된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세가 이번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중단됐다. 6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간 경쟁이 본격화된 7월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의 반(反)가상자산 입장을 철회하고 가상자산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선거 유세 도중 피격당한 뒤에는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에 5만80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순식간에 6만 달러선을 돌파했으며, 7월 말에는 7만 달러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8월 들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점차 약화되는 모양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위기마저 점차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6월 비트코인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던 오버행 이슈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14년 해킹 사건으로 파산한 일본의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약 14만개(약 8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지난달부터 상환하기 시작했으며, 독일 정부도 경찰이 압수한 약 5만개의 비트코인을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12일까지 매각해 현금화했다. 

 

미국 정부 또한 최근 압류 중인 비트코인 일부를 가상자산 지갑에서 거래소로 이체하는 등 매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출회된다면 가격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7월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트럼프 효과’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도 가상자산 시장의 하반기 전망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기대감이 낮아지자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한풀 꺾이게 된 것. 

 

바이든 정부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 강화 및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지연 등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상자산’ 정부로 비쳐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조만간 가상자산 업계에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관계자들과 조만간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만큼,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미 대선이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확률이 트럼프 후보와 점차 대등해지며 디지털자산 산업에 대한 해리스 부통령의 입장에 시장이 집중하고 있다”라며 “공식 입장은 아직 없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코인베이스, 서클, 리플 등 주요 기업과 미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 이후, 민주당 하원의원 다수가 민주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며 겐슬러 SEC 위원장 교체도 건의하는 서한을 공개했다”며 “디지털자산 산업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아직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겐슬러 위원장을 교체하는 수준의 조치를 보인다면 해리스 정부 출범 시에도 규제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시장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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