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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이노-SK E&S 합병안 주총 통과... 향후 전망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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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임시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합병 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E&S와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참석 주주 85.76%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기준으로는 62.76%에 해당한다.

 

합병건은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승인되나, 이를 훨씬 넘어 대다수 주주들이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안 찬성을 권고함에 따라 참석한 외국인 주주들의 95%가 이번 합병안에 찬성했다.

 

임시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앞서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지난달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안을 의결했다. 합병비율은 1 대 1.1917417로 정해졌다. 

 

이번 합병은 양사가 1999년 분리된 이후 25년 만의 재결합으로, 합병 SK이노베이션은 자산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간 에너지기업 중 1위로 도약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과 합병으로 자산규모 100조 원이 넘는 기업이 출범하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계열사이자 100% 자회사인 SK온에 대한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합병으로 안정적인 재무 및 손익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NG, 전력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회사 수익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큰 폭으로 상승된 합병회사의 수익력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만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 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회사의 장기적인 안정과 성장의 토대가 될 이번 합병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합병 완료 이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적극 검토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양사 합병안 의결 이후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물론 합병 SK이노베이션의 현금흐름이 강화되며 재무적인 리스크는 상당 부문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 중장기적으로 SK온을 제외한 이익 창출 능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전히 SK온(배터리)은 전방 고객사의 수요 부진과 신규 공장(헝가리/옌청)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정권교체 시의 IRA보조금 수취와 관련된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실제 SK온의 분기 당 영업적자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SK온의 조속한 정상화가 결국 추세적 주가 상승의 핵심이라는 대전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합병과 관련해 기관들의 입장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대주주인 SK㈜가 36.22%,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6.2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개인 24.9%, 외국인 20.9%, 기관 14.3%(국민연금 포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지난 22일  "주주가치 훼손우려가 크다"며 합병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의 기준시가에 따라 설정한 합병비율이 일반주주에게 불리하다고 해석한 것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도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에게 불리하다며 투자자들에게 합병 안건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번 합병이 재무구조 강화와 포트폴리오 구축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합병비율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규정된 방법을 따랐으며, 기업가치 평가도 공정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연구소 또한 이번 합병이 재무 안정성 개선과 배터리 투자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또 국내 의결권자문사 아주기업경영연구소도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합병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다. 이들은 “합병을 통해 SKE&S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함으로써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온에 대한 투자 시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를 안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합병 안건 자체가 통과돼도, 합병에 반대하는 국민연금과 개인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대거 행사하면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전량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SK 측이 6817억 원을 매수해야 한다. 이는 SK 측이 준비한 매수금액 8000억 원에 가깝다. 이에 더해 일반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준비한 금액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SK 측은 합병을 결정하며 ‘8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매수해야 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양사합병건에 대해 의결권자문사들의 의견이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이유는 뭘까.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27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핵심은 주주권익 침해로 봐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이나 일반 주주 입장에서 보면 SK이노베이션의 가치를 장부가가 아닌 시가총액으로 평가한 이유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며, 또 왜 시점이 (주가가 하락세인)지금이냐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이번 합병에 대해)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망성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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