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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스마트그리드 기술, 전력망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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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마트그리드 개념도.출처-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9월에 들어섰지만 더위는 물러가지 않고 있다. 끝나지 않는 더위와 AI의 확산 등으로 전력수요는 증가는 불가피하다. 이에 차세대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역대급 불볕더위 속 지난달 가구당 전기 사용량이 전년 대비 평균 9%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한전이 지난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 자료를 살펴본 결과, 8월 한 달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이 363킬로와트시(kWh)로 지난해(333kWh) 대비 9%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냉방용 전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8월 폭염일수는 16일, 열대야 일수는 11.3일이다. 열대야의 경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현재의 전력 시스템은 최대 수요량에 맞춰 예비율을 두고 일반적으로 예상 수요보다 15% 정도 많이 생산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다 보니 버리는 전기량이 많아 에너지 효율도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늘어난다.

 

스마트그리드란 전기 및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전력망을 지능화·고도화함으로써 고품질의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력망이다.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에너지 낭비를 절감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분산 전원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해외 의존도 감소 및 온실가스 감소 효과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기술은 발전에서 송전, 배전 등 전력시스템 전 분야에 걸쳐 적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주니퍼 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 구축이 확산됨에 따라 2021년 316 테라와트시(TWh)에 불과한 에너지 절약이, 오는 2026년에는 연간 1,060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매년 연평균 18.2%씩 성장해 2030년에는 약 1,6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각각 노후 전력망 현대화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회원국 간 전력거래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노화된 전력망이 송배전 과정의 전력 손실과 전력품질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초당적 인프라 법안」(Bipartisan Infrastructure Law)을 기반으로 전국의 고용량 송전선로 개발을 지원해 국가 전력망의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유럽은 역내 국가 간에 전력망, 가스망 등을 상호 연계함으로써 에너지 시장에서도 경쟁 환경을 조성해 효율적인 역내 단일시장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전력망 연계를 통해 EU 역내외 최적의 장소에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도록 해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은 송전계통 강화 측면에서, 일본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차원에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국가 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민·관 공동분담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27조 5,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 석탄 공급난 및 원유가 상승 등 전력난 문제로 스마트그리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2012년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13차 계획기간에 해당하는 2017년부터 AMI, 신재생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등의 분야에서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스마트그리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사업모델을 확장하는 사례도 나온다. 한화큐셀은 2021년부터 사업모델을 기존 태양광 셀·모듈의 생산·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시스템과 분산전원,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매각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분산전원 사업을 스마트그리드로 엮은 가상발전소 형태의 사업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그로윙에너지랩스(젤리)를 인수했다. 젤리의 에너지저장장치 관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태양광 공급을 넘어 에너지 관리를 포함한 태양광 전력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그로윙에너지랩스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어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확대로 글로벌 에너지 저장장치(ESS) 규모가 지난해 대비 27%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NE리서치가 발행한 ‘Global ESS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리튬이온이차전지(LIB) ESS 시장 규모는 235 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185GWh)에 비해 약 27% 늘어난 수치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가 줄어든다 해도 ESS 배터리의 매출이 늘어 부족한 부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ESS 시장은 전기자동차 다음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이라며 “전기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우려가 큰 업계에 대안이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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