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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5년 후에 국토 절반이 아열대 기후, 온실가스 감축 서둘러야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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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폭염이 기승을 부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더위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 국토의 약 10% 이상이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분류됐다.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달 6일(현지시각) 올해 들어 7월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0.7도(℃) 높다고 전망했다. 

 

C3S는 "2024년이 작년보다 덥지 않으려면 올해 남은 기간 이상 현상이 크게 줄어야 한다"며 "올해가 역대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14.98도로,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약 1.48도 더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C3S에 따르면 역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한 2023년에 비해 낮은 온도를 기록하려면 나머지 8~12월 기온이 최소한 0.3도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지난 7월 지구 평균 기온은 16.91도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04도 낮아 관측 이후 13개월 연속 최고치를 보이다 소폭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빙하 붕괴 등 파괴적인 영향은 지난해 이전부터 시작됐으며, 화석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이 이어지는 한 기온상승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는 연계돼 있다. 농작물의 경우,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하거나 수확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로 수십 년 내에 전 인류가 '식량 안보' 문제에 직면할 것이며 2050년에는 주요 곡물 가격이 최대 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한국 상황은 어떨까.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온이 1℃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이 0.4~0.5%포인트(p) 오른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한은은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폭염 등 일시적 기후 충격으로 기온이 1℃ 오르면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0.4∼0.5%p 높아지고, 이 영향이 6개월가량 지속한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해외 선행 연구와 국내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국내 기온상승은 농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1년간 각 월의 평균기온이 장기평균보다 1℃ 상승하는 경우는 1년 후 농산물 가격이 2%, 전체 소비자물가 수준은 0.7%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에 따라 사과, 배 등 국내 대표 과일들의 산지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농촌진흥청

최근 한국 농촌진흥청에서는 2050년에는 국토 면적의 약 50%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구온난화로 사과는 2070년, 배는 2090년부터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2년 이 같은 내용의 최신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한 6대 과일의 총 재배 가능지(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한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일의 재배 가능지가 북부나 산지로 약 10~20년 정도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재배 가능지의 감소와 확대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는 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배, 복숭아, 포도는 2050년 정도까지 소폭 상승한 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사과는 과거 30년의 기후 조건과 비교하면 향후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지금 품종 그대로 5년, 10년,  20년은 당연히 못 심는다”며 “다만 2,3세대 신품종들은 지금 기상에 맞는 것들이 남쪽 지방에 적응할 수 있게끔 품종 개발을 계속 하고 있어 기존의 농작물의 지속가능성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의 품종도 산지가 너무 북상하지 않게 기후에 적응을 못하면 약재나 영양제 처방 등 다른 재배 기술을 곁들여 기존 품종도 단기간에 살리는 방법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한현희 연구관은 12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현재 전 국토의 10.3%가 아열대 기후로 분류된다”며 “아열대 작물의 경우 58종을 도입했으며, 아열대 채소 및 과수를 포함해 유망자원 17종을 선발한 상태다. 망고의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에서는 이미 재배를 하고 있는데, 재배지 및 겨울 적정 난방 등의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사과값 폭등의 약 30%는 이상기상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2010년대 이후로 이상기상이 자주 발생해 그것에 대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촌진흥청이 생산해 기상청으로부터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로 인증받은 기후변화 시나리오 4종이 지난달부터 일반에 전면 공개되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기온, 강수, 습도, 바람 등 미래 기후를 예측한 정보가 담겼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과거 30년(1981~2010년) 동안의 우리나라 기후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통계적인 보정 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우리 농업 부문의 기후변화 변동예측과 평가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농업생태계 기후변화 연구, 국가나 지역별 기후변화 대응 정책 개발, 이에스지(ESG) 경영 전략 수립, 교육 자료 제작을 위한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농진청은 2100년까지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생산했으며 농업기상정보포털 '농업날씨 36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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