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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온실가스 배출량 2년 연속 감소... 철강업은 증가, 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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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업종별 온실가스 배출량. 자료=기후솔루션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년 연속 줄어들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지만,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6억2420만톤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6억4280만톤)에 비해 4.4% 감소한 것으로, 2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센터 측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발전 확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원전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발전량은 지난해 각각 4.4TWh, 3.5TWh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전환(전기·열생산)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7.6%(1650만톤) 감소했다. 

 

기업·업종별 배출량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에서도 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사의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센터가 공개한 2023년 할당대상업체 온실가스 명세서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전체 업종 중 배출량이 가장 많은 ‘전기업’의 배출량은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사 중 절반은 전기업에 속하는 발전사(한국남동·중부·서부·동서·남부발전)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 5개 발전사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4616만톤으로 전년(1억6187만) 대비 1571만톤(△9.7%) 감소했다.

반면 철강업의 경우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도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 지난해 철강업이 배출안 온실가스는 1억970만톤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1차 철강제조업’에 속하는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배출량이 7197만톤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며 최다 배출 기업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제철 또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927만톤으로 전년 대비 2.7% 늘어났다. 기업별 배출량 순위도 2022년 7위에서 2023년 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전반적인 온실가스 감소 추세 속에서 철강업 배출량이 유독 증가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광양환경운동연합, 당진환경운동연합,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 11일 공동 논평을 내고 “발전업은 석탄화력의 가동률이 매년 계속 떨어지고 있는 데다가 폐쇄되는 발전소가 있어 배출량이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철강업은 오히려 배출량이 소폭 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특별한 감축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전기업과의 격차가 갈수록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배출량 순위가 오른 현대제철에 대해 “ 최근 전기로 가동률을 줄이고 석탄 기반의 고로(용광로)-전로 공정의 생산을 증가했는데 이것이 배출 증가의 직접적인 요인”이라며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에 499MW 규모의 신규 LNG 발전소를 추진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추세에 더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철강업이 주요 배출원인 고로를 개수함으로써 석탄 기반의 설비를 폐쇄하지 않는다면, 업체별 순위에서도 당분간 포스코는 1위를 계속 유지하고 현대제철 또한 순위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철강사는 탄소중립 목표를 더욱 앞당기고 고로 개수 중단 및 폐지 로드맵을 발표해야 하며, 2030년 이전 수소환원제철 조기 상용화 및 전기로 확대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철강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를 긍정적인 소식으로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것은 적극적인 감축 노력보다는 경기침체에 따른 생산 감소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생산지수는 105.6(2020년=100)으로 전년 대비 3.9% 하락했다. 이는 1998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또한 63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결국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은 경기둔화 및 수출 부진으로 전체적인 생산활동이 위축된데 따른 ‘불황형’ 감축인 셈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산업 부문 배출량은 석유화학·시멘트 등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경기둔화로 인한 생산감소,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업의 공정가스저감시설 확충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한편, 정은해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배출량을 더욱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특히 감축의 속도가 다소 더딘 부문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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