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폼팩터'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갤럭시 Z 플립' 등 폴더블 스마트폰을 통해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최근 화웨이, 모토로라, 구글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속속 참전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폴더블 기기의 내구성과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차세대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폴더블 이후를 겨냥한 차세대 폼팩터 경쟁 또한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8일 '폴더블은 차세대 스마트폰이 될 만큼 충분히 좋아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폴더블 기기들의 내구성 문제와 높은 가격이 크게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구글과 모토로라를 포함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조명했다.
뉴욕타임즈는 "전형적인 스마트폰의 직사각형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부해지고 있다."라며 "삼성, 모토로라, 화웨이와 같은 제조사의 폴딩 폰은 소프트웨어와 내구성, 가격 문제로 인해 틈새 시장에 머물러왔으나 이제 기기는 계속 개선되고 있으며, 더 저렴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올해 2,500만 대의 폴더블 기기를 출하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는 작년 대비 약 40% 증가한 수치다.
뉴욕타임즈는 구글의 '픽셀 폴드'와 모토로라의 '레이저' 시리즈를 예시로 들었다. 두 기기는 각각 대형 스크린과 컴팩트 디자인을 앞세워 폴더블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으며, 화웨이 또한 '메이트 X' 시리즈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도 폴더블 기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디 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빠르면 2026년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과 유사한 형태의 수직으로 접는 폴더블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현재 V68이라는 내부 코드명을 부여하고 개발이 진행 중이다.
기기의 두께와 무게가 폴더블 기기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폴더블 기기를 더 얇게 만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갤럭시Z 폴드6의 '슬림' 버전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의 샤오미와 아너 역시 최근 각각 두께 9.47㎜, 9.2㎜의 폴더블 폰 신작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폴더블을 넘어서는 차세대 폼팩터 역시 주목받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형태의 트리폴드 폰 '메이트 XT'를 출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메이트 XT는 현재 중국에서 치솟는 인기에 품귀현상을 겪고 있으며, 전자상가와 e커머스 플랫폼 사이트에서 출고가의 3배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샤오미와 아너, 애플 역시 3단 접이식 스마트폰 특허를 획득하고 출시를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두 번 접는 형태의 폴더블폰 특허를 등록했으며 지난해 3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 트리폴드 기술을 선보였지만, 세계 최초의 트리폴드 기기 출시라는 기록을 화웨이에게 내주게 되었다. 하지만 더 높은 완성도를 목표로 하는 트리폴드 폰과, 화면을 말 수 있는 '롤러블' 기기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롤러블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화면 일부를 말아 기기 안에 수납했다가, 필요시 잡아당겨 확장시키는 형태의 기기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Z 롤’ ‘갤럭시Z 슬라이드’ 등의 상표를 출원한 상황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소재, 제품 등 많은 선행 연구가 되어야 하고 특허 확보가 수반돼야 하므로 이런 부분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차세대 폼팩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영국의 테크매체 T3는 "삼성은 독특한 방식으로 중국 업체에 반격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삼성이 내년 폴더블폰 시장을 롤러블폰으로 압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스마트폰의 디자인이 서로 유사해진 것은 비밀이 아니며, 기술 격차도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시장에 출시되는 새로운 롤러블 기술은 다른 브랜드가 다시 더 혁신적이 되기 위해 필요한 활력소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혔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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