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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키뮤스튜디오, 장애인과 세상의 경계를 허물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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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원 대표 "전 세계의 발달장애인들과 협업해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게 목표"

[사진-키뮤스튜디오 남장원 대표, 촬영-유호경 기자]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청년(15세~29세)이 지난 7월 기준 44만3000명이다. 그러나 일하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청년들도 존재한다. 키뮤스튜디오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특징을 개인의 강점을 여기고 편견을 허물고, 공존의 가치를 전한다. <이코리아>는 창립 6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 키뮤스튜디오의 남장원 대표를 만났다.

 

◇ ‘키뮤’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가요? 또 키뮤 스튜디오를 시작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키뮤는 키덜트 뮤지엄의 준말인데요. 몸은 성인이지만 순수한 감성을 가진 발달장애인을 상징하는 단어로 키덜트라고 의미를 붙였고 이들의 감성을 뮤지엄처럼 담아냈다고 해서 법인 설립전에 저희가 불렀던 이름입니다. 

 

제가 2008년 공익근무요원 복무 당시 직업재활팀 미술교육을 담당했는데, 당시 수업을 듣던 중학생 친구들의 표현 방식과 감성에 매료됐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한 제가 봤을 때에도 아이들의 작품이 미술이나 디자인적으로 봤을 때 어떤 일러스트레이터 못지않은 감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익 구조 사업 모델 이런거 보다 이 친구들이 만드는 결과물이 대중들에게 충분히 공감받을 수 있겠다고 느껴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들이 키뮤 스튜디오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 지난 3월 뉴욕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신라호텔에서 전시를 한 바 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뉴욕의 봄, 뉴욕을 봄’이라는 주제로 ‘핑크아트페어서울 2024’ 전시에 참여했는데요. 뉴욕 아트시그니처 작품들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아티스트인 Peter와 Inho, 미국 발달장애인 사회단체인 ARHC 소속의 아티스트들과 키뮤스튜디오의 디자이너가 협업하여 만들었습니다. 

 

작업을 할 당시에 뉴욕의 아티스트들과 한국의 친구들과 감성이 달라서 함께 작업하면서 기존의 작품들과 다른 색깔의 작품들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문화적 차이와 학습환경 등의 차이인 것 같은데요. 초창기 미국에서 교육을 할 일이 많았는데 미국 내에서도 이스라엘. 아틀란타, 미국에 있는 한인들 등 지역마다 각양각색의 그림이 나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뉴욕 외에도 싱가포르 등 글로벌로 키뮤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비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도 키뮤스튜디오의 그림을 좋아해주셨는데요. 실제 외국에서 살아오신 분들이 페어에 출품한 그림들을 좋아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앞으로의 키뮤 스튜디오가 나아갈 방향은 그러한 비전이 반영된 것 인가요?

 

저희는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문다고 얘기합니다. 저희의 작품마다 스토리와 작품에 대한 주제가 들어가 있고, 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있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는 시즌을 나눠서 얘기하는데, 첫 번째 시즌은 우리가 ‘특별한 디자이너’라는 직무를 만드는, 인프라를 만드는 시간이었고, 두 번째 시즌은 이걸 비즈니스 모델로 완성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만드는 게 목표였다면, 세 번째 시즌은 콘탠츠를 확장하면서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발달장애인들과 협업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세 번째 시즌으로 이번 시즌이야 말로 정말 재밌는 시도들이 도전적으로 시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키뮤 스튜디오의 디자이너의 고용은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나요?

 

한국건강관리협회와 했던 특별한 디자이너 공모전과 같은 방식으로도 고용하고 키뮤스튜디오가 가지고 있는 인재풀에서 고용하기도 합니다. 공모전을 통해 약 15분이 선발되었는데 선발되신 분들 중 이미 직업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고, 저희와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키뮤브릿지’라고 해서 저희보다 더 조건이 좋은 회사에 소속 디자이너로 고용될 수 있도록 추천하기도 합니다. 회사에 고용이 되면 1년단위 계약 형태로 고용되며, 파트너사들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에 만족하시며, 고용된 디자이너들은 거의 매년 계약이 연장되어 일하고 계십니다.

 

유진증권의 경우 신입사원 웰컴키트에 들어가는 일러스트, 70주년 엠블럼 디자인도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작업한 것이고, 매월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배경화면의 경우도 인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 미술적 재능이 있더라도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려면 재능 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디자이너로서 고용되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네, 이게 저희 교육과정에서도 중요한 부분인데요. 저희는 크게 아티스트 성향과 디자이너 성향, 2가지 성향으로 나누어 판별합니다. 일종의 직무능력 평가인데요. 아티스트 성향의 경우 본인이 집중력 있게 자기 스타일을 만들면서 끝까지 작업을 완성하시지만, 소통 능력이나 회사에서의 에티튜드 등이 어려운 분들로 구분하고, 디자이너 성향의 경우, 그림을 많이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소통 능력이 좋아 라인 정리 등의 편집형태의 직무라든지, 색채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 키뮤의 작품과 기업들과의 협업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협업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저희 쪽에서 협업 문의를 하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기업 쪽에서 먼저 ESG 경영의 하나로 문의가 들어오고, 처음엔 디자인 서비스, 아트 콜라보레이션으로 시작하다가 반응이 좋아 매년 프로젝트 규모가 커지면서 연 단위 캠페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혹시 대표님께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협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가장 최근 한 협업이 항상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에 건강관리협회와 한 작업이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프로젝트에 참여한 15명의 예비 발달장애인 디자이너에 좀 더 집중된 부분도 있고, 이번 주제 자체가 ‘탄생에서 나를 만나는 나의 시간’ 이런 주제여서 가장 감성적인 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키뮤뱅크 누리집 갈무리]

◇ 올해 새로 진행된 사업 중 ‘키뮤 뱅크’가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키뮤뱅크는 키뮤스튜디오가 새롭게 시작한 IP 사업으로 일종의 로열티 프리미엄 사이트입니다. ‘특별한 디자이너’들의 오리지널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고, 약 4만 장의 원화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100건 이상의 지식재산권 콘텐츠를 확보했고, 키뮤뱅크 오브제를 활용한 삼성 갤럭시 테마를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 앞으로 키뮤 스튜디오를 통해 대표님께서 하고 싶은 최종 목표 같은 것이 있으신지요?

 

내부적으로 저희의 목표는 포스트 디즈니가 되는 것인데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결국에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선보이는 것을 최종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저희와 함께한 특별한 디자이너들이 나이가 들어 50~60대가 되었을 때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헤이리 마을 같은 아트빌리지를 만드는 게 저의 또 다른 목표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상의 단계지만 디자이너들의 여정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키뮤스튜디오의 대표가 되고 싶습니다.

 

◇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키뮤스튜디오가 준비한 것들이 아직 더 남아있나요?

 

네, 10월 둘째 주부터 싱가포르, 뉴욕 전시가 이어져 있고요. 12월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자체 전시를 기획 중입니다. 예전과 다르게 공간을 빌려 연말 분위기에 자체 전시를 하는 것으로 한해를 마감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키뮤스튜디오의 활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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