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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동남아로 몰려가는 빅테크...이유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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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에 중국 의존도 탈피, 공급망 다변화 꾀해

= 픽사베이

전 세계 기술기업들이 동남아에서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웹 서비스(AWS) 등 빅테크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에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를 구축하며 동남아에 시선이 쏠린다.

 

구글은 1일 태국에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투자하여 방콕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다. 방콕 인근의 촌부리주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뒤 방콕에 클라우드 지역 센터를 건립해 기업과 기관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딜로이트의 연구를 인용해, 이번 투자로 2029년까지 연평균 1만 4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구글의 이번 투자가 태국 정부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태국 외에도 다양한 동남아시아 국가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첫 번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시설 건설에 나섰다. 또 6월에는 싱가포르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완공하며 싱가포르에 대한 투자 금액이 5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른 기업들도 분주하다. 아마존은 지난 3월 말레이시아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약 8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오는 2037년까지 14년간 말레이시아에 60억 달러(약 7조8천870억 원)를 투자해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전략적 마다니 경제 프레임워크를 지원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근 탈중국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애플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애플은 지난 4월 팀 쿡 애플 CEO의 베트남 방문에 맞춰 현지 공급업체와의 협력 등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애플은 베트남에서 아이패드와 맥북을 생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앞으로 4년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클라우드·AI 인프라에 각각 22억달러(3조558억원), 17억달러(2조3천613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동남아에 주목하는 이유로는 젊고 성장하는 인구,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 저렴한 인건비와 전기료, 정치적 안정성 등이 꼽힌다. 동남아시아는 약 6억 7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산층이 그중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높은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역시 눈에 띈다. 태국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은 태국의 정부 기관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정부 이니셔티브로, 태국을 혁신 주도 경제로 전환하는 태국 4.0 이니셔티브의 일환이다. 태국 정부는 이를 통해 정부 운영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비용 절감,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제시한 마다니(MADANI) 경제 프레임워크를 진행하고 있다. 마다니는 각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번영(Prosperity), 혁신(Innovation), 존중(Respect), 신뢰(Trust), 연대(Care and Compassion) 6대 핵심 가치의 줄임말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제를 총괄적으로 강화하고 국민들의 삶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아세안과의 경제 통합 강화, 투자유치 및 인센티브, 스타트업 지원 등의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

 

또 최근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디지털 스테이터스'라는 자격을 해외 기업에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웹서비스 등 여러 빅테크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 있다.

 

좁은 국토에  7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글로벌 데이터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싱가포르의 경우 싱가포르 통화청의 '기술 위험 및 관리 표준', 건설청의 '그린 데이터센터 표준', '싱가포르 다중 계층 클라우드 보안' 등 정부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또 정부의 친기업적 성향과 이를 바탕으로 짜여진 규제 및 제도, 낮은 법인세로 인해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고 장기적인 투자계획 수립을 용이하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갈등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경제 및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많은 기술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내 규제 강화, 기술 탈취 우려, 불투명한 비즈니스 환경 등이 이러한 결정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동남아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안정성과 서구와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수의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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