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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골드만삭스 "2025년 전기차 배터리 가격 40% 급락" 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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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전기차 산업이 최근 수요 정체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2026년이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배터리 제조 기술의 발달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1일 외신·관련업계에 따르면 2026년은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생산단가가 동등해지는 시점을 2026년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 전용 생산라인 구축 등으로 전기차가 저렴해지면 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는 2026년까지, 소형 전기차는 2027년까지는 내연기관차와 생산단가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도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경까지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40%가량 급락해 내연기관 차량과 제조원가가 비슷해질 것이며, 이는 전기차 수요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요소는 주로 리튬인산철(LFP)이나 리튬니켈망간코발트산화물(NMC)과 같은 리튬 산화물 재료로 구성되는 배터리 양극재 부분이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2022년 배터리의 기본 가격은 kWh당 165달러 수준이다. 표준 크로스오버 전기차(예를 들면 테슬라 모델Y·후륜구동)의 경우 일반적으로 60kWh 용량 배터리를 사용하므로 2022년 배터리 팩 가격은 9900달러 정도다.

 

배터리 가격이 2025년에 40% 하락하면 kWh당 99달러가 되고, 동일한 배터리 팩 가격은 5940달러가 된다. 이후에도 가격 하락은 이어질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봤다. 2030년까지 평균 11% 하락해 kWh당 72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대 중반 정도에는 보조금 없이도 전기차가 가솔린 자동차와 제조원가가 비슷해지며 판매량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배터리 가격 하락은 전기차 가격 경쟁력 강화와 수요 증가를 불러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중국산 저가 LFP 배터리에 맞서기 위해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업체도 LFP 배터리를 만들어 저가 수요에 대응하고 기존 경쟁우위에 있는 삼원계 배터리는 효율을 높여 운행거리를 늘려 격차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불모지와 다름없던 유럽시장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르노에게 따내며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군에 도전장을 냈다. 삼원계에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도 외연 확장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기업 최초로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낸 것이다. 향후 국내 배터리 업계의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전 세계 차량 판매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자동차 제조사들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고, 미국 또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아래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는 2026년을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한편,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2026년까지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전기차 충전소 확대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국에 50만 개 이상의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미국 또한 2026년까지 전국에 수백만 개의 충전소 설치 계획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공용 충전기 숫자는 약 1500만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정용 충전기는 2023년 2700만 기에서 2035년에 2억7000기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023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한 약 1400만대에 달해, 전 세계 전기차 보유량이 2018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약 4000만 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인구 밀집 지역을 제외하면 가정용 충전이 일반적이며, 공용 충전설비 설치가 40% 이상 증가하고, 급속 충전시설은 5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지속적인 인프라 확장이 전기차 시대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21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전 세계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냉정하게 내연기관차와 (가격대가) 비슷해지는 시점은 (2026년보다)1~2년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만 비슷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유사해져야 한다. 당장 일선 정비업체에서 하이브리드 차도 정비 못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충전인프라부터 구성이 돼야 하는데, 한꺼번에 수십만 개씩 깔 수 없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며 “거리에서 주유소 대신 충전기를 설치해 전기 에너지를 팔아서 돈이 되는 모델이 나와야 실질적으로 캐즘을 극복하는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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