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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두산그룹, 다시 사업구조 재편... 종전과 다른 점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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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과 시너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구조적으로는 같지만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합병 비율도 재산정했다. 

 

22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합병 비율 변경 등을 포함한 안건을 의결하고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밥캣을 인적분할하여 신설 법인을 만든 후, 이를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또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두산에너빌리티 박상현 대표이사 사장, 두산밥캣 스캇박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대표이사 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3사 대표들은 “사업구조 재편의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편안은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구조적으로는 같지만 2가지 기준이 바뀌었다. 

 

우선 주주들의 반발을 고려하여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0.031에서 1대 0.043으로 '상향 조정'해 주주 환원에 초점을 맞췄다. 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에게 더 유리하게 합병비율을 조정했는데, 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하면 받을 수 있는 로보틱스 주식이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또 장부가 기준으로 책정했던 밥캣 분할 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밥캣 경영권 프리미엄도 반영한 결과다. 

 

이와 관련해 두산 측은 “에너빌리티 100주 보유 가치가 기존 안보다 39만 원 증가한 셈”이라며 “이번 재편으로 에너빌리티는 1조 원 상당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고, 밥캣과 로보틱스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이번 재편을 통해 자산의 효율적 배치로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밥캣과 로보틱스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밥캣은 무인·자동화 시장, 로보틱스는 전문 서비스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하는 눈치다.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린에너지(Clean Energy)’, ‘스마트 머신(Smart Machine)’, ‘반도체 및 첨단소재(Advanced Materials)’ 등 3대 사업부문으로 재편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더불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재편을 통해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등의 사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박 사장은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이번 재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으로 추가 투자할 때 예상되는 투자수익률은 1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는, 두산밥캣을 통해 얻는 기존의 배당수익보다 기대이익이 높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원전 역량에 SMR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적극적인 시설 투자를 통해 연 20기 규모의 SMR 제작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두산은 지난 7월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완전히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사업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주주들이 반발하고 금감원이 나서 두 차례 공시 변경을 요구하면서 두산은 지난 8월 말 합병안을 철회한 바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하는 밥캣 주식 1주를 영업이익 200억대인 로보틱스 주식 0.6주로 바꿔주는 주식교환 비율이 논란이 됐다. 두산 측은 1년 후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할 방침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22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분할비율 상향 조정 등과 관련해) 왜 진즉에 하지 못했나 하는 것이 첫 번째 의문이고, 둘째로 그렇게 하더라도 두산밥캣의 가치는 재평가된 걸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그룹이 SMR 사업 등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두산밥캣을 떨어트려 내야만이 (부채비율로 인해)약 7000억 원 정도의 유동자금이 생긴다. 그래서 무리수가 있더라도 합병을 추진하려다 보니 조금 더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생색내기를 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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