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AI 비서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구글의 제미나이 등에 이어 23일 카카오도 AI 메이트인 카나나를 처음 선보였다. AI 비서가 늘어나면서 기계 고객도 증가할 것이라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인 가트너는 2024년 주요 전략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기계 고객(Machine Customer)’을 꼽았다. 기계 고객은 자율적으로 협상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과정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비인간 경제 행위자를 가리킨다.
여기서 기계란 단순히 로봇과 같은 형태에 국한되지 않고, 커넥티드 카, 태블릿, 스마트 워치, 스마트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유무형의 존재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스마트 프린터는 남은 토너의 양을 미리 파악해 떨어지기 전에 새 토너를 구매해 충당하고, 커넥티드 카는 겨울이 되면 스스로 필요한 겨울용 타이어를 주문한다.
가트너가 실시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들은 2030년까지 기업 수익의 약 22%가 기계 고객에게서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또한 가트너는 2028년까지 약 150억 개의 커넥티드 제품이 고객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며, 그 후로도 몇 년간 수십억 개의 제품이 더 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스마트머신이 늘어남에 따라 기대되는 시장의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2022년 1천450억 달러로 평가되던 스마트머신 시장 규모는 2023년 2천5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32년까지 연평균 23% 성장하여 4천200억 달러에 이를 전망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은 기계 고객과 인간 고객의 차이점에 대해 미리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인간 고객의 구매 행동은 개인의 본성·감정·취향 또는 관계에 크게 의존하며 불규칙한 방향성을 보이나, 기계 고객은 심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구매 행동을 나타내며 일정한 방향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기계 고객과 인간 고객의 차이점이다. 이에 기계 고객의 행동은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개인의 취향과 정서에 기반한 구매 행위에 취약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KB경영연구소의 박교순 연구위원은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기계 고객의 등장은 기업에 다양한 기회와 함께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라며 “기업은 이러한 변화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기계 고객과 인간 고객 간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기술적 혁신을 도모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기업은 ‘구매 자동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계 고객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방식으로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개발해야 하며, 기계 고객의 알고리즘에 맞춰 자사 제품의 판매 및 마케팅 방식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기계 고객의 의사결정방식이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존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은 효과적인 데이터 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분석 도구를 갖추고 있어야 된다”라고 전망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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