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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다올투자증권 수익성 건전성 악화...경영진 책임론 대두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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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가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상반기 적자로 실적 개선세가 주춤한 데다,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는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22일 보고서를 내고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내렸다.

 

신용등급 하향 이유는 다올투자증권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IB 수익 감소와 대손비용 확대, 조달비용 증가 등이 실적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리테일부문의 미흡한 사업기반으로 인해 증시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효과를 향유하지 못하며 영업순수익 점유율이 하락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 다시 65억원의 흑자를 내며 실적 부진에서 완전히 탈출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에면 389억원의 영업손실(상반기 기준 324억원)을 내며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실적이 악화하며 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지는 추세다. 한기평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순수익 규모 및 점유율은 지난 2022년 각각 2022억원, 1.1%에서 지난해 1608억원, 0.8%, 올해 상반기에는 603억원, 0.5%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수익성 또한 악화 추세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대규모 인력 감축 및 성과보상 축소,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등에 나서며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 2022년(1.1%)보다 0.9%포인트 높은 2.0%까지 끌어올렸으나, 올해 실적 부진 및 충당금 적립 부담이 겹치며 다시 △0.4%로 급감했다.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 또한 2022년 75%에서 지난해 65.7%로 개선됐다가 올해 상반기 98.2%로 급등했다. 

 

한기평은 “수익기반 확장을 위해 세일즈앤트레이딩(S&T) 및 채권운용, 기업금융 등을 강화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시장지배력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당분간 다올투자증권의 수익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건전성 지표 또한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후순위사채 발행 등으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됐던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배당지급 및 적자 등으로 자본이 줄어들고 보완자본(후순위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자본인정비율 이 하락하면서 다시 지표가 저하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수정NCR(영업용순자본비율)과 순자본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각각 178.5%, 227.7%로 중소형사 평균(각각 236.4%, 301.9%)을 하회하고 있다.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도 문제다. 다올투자증권은 저금리 시기 부동산 금융을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기존 경영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사례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기업여신 및 우발채무) 규모는 지난 2022년 6월 말 기준 6107억으로 자기자본 대비 87.9%에 달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후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부동산 금융 의존도를 낮추면서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4453억원(자기자본 대비 62.3%)까지 줄였으며,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 어느 정도 손실완충력을 갖춘 상태다. 한기평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PF충당금커버리지 및 브릿지론 충당금적립률은 올해 6월 말 기준 각각 83%, 56% 수준이다. 다만 한기평은 “부실사업장 정리과정에서 대손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라며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의 흑자 행진이 2개 분기 만에 끝나고 다시 적자로 전환하면서, 실적 부진에 따른 리더십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다올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황준호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황 사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리테일영업센터 및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 등을 신설하며 부동산 금융에 의존했던 다올투자증권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 노력 덕분에 다올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다. 

 

다만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데다, 2분기 들어 실적 개선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변수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의 상반기 영업손실(12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다. 

 

물론 다올투자증권이 이미 실적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황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만큼, 체질개선을 위해 추가 임기를 보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소형사가 전반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이제 막 시작된 수익구조 다변화 전략의 성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편 한기평은 “IB사업 위축과 조달비용 상승, 부동산PF 대손비용 부담 등으로 시장점유율 및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금융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실적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실적 및 수익성 개선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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