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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국·유럽, 풍력 발전에 AI 적극 도입... 한국 상황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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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풍력발전 산업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기술의 도입은 특히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이나 화석연료에 비해 비용이 비싸고 공급량 또한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내 비중이 높은 풍력 발전의 경우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원전, LNG 등 다른 발전원과 함께 전력시장 입찰에 참여하는 재생에너지는 기상 조건과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불규칙하다. 이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면 발전기를 추가로 가동하거나 멈춰야 하고, 결국 발전사업자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전체 전력 생산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상변화에 대응하고 전력생산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것.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에너지 전환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와 AI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AI를 도입한 풍력발전소는 기존 시스템보다 더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운영비용 절감과 더불어 에너지 생산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풍력발전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의 예측 기술은 발전량 오차를 10% 미만으로 줄여주고, 이는 전력망의 안정성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풍력설비 총 설치량은 30.3GW 규모다. 이는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과 맞먹는다. 전 세계 최초로 탄소중립 목표를 법제화한 영국은 지난 4월까지 1년 동안 풍력이 천연가스를 제치고 영국에서 가장 큰 전력 공급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퍼셉추얼 로보틱스는 지난 7월 AI와 미니드론을 이용한 새로운 피해 분류와 해상 서비스를 도입해 해상 풍력 에너지 시설 검사 능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여러 풍력발전 기업들 역시 AI를 통해 터빈 성능을 최적화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9년 풍력 발전량 예측 작업에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알고리즘을 전격 도입한 바 있다. 

 

딥마인드는 풍력 발전량을 36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날씨 예보와 터빈의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경망을 사용하여 발전량을 예측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예측 모델 덕분에 풍력 에너지를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 전력망에서 풍력 발전의 경제적 가치를 20% 이상 향상시켰다. 

 

세계 최대 풍력발전 시장인 중국에서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풍력 기업 골드윈드(Goldwind)와 같은 대형 풍력 기업은 AI를 활용한 풍력 터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해 터빈 가동 중단 시간을 줄이고 있다. 

 

일렉트릭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풍력이나 태양광을 최대 전력 공급원으로 삼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 10개국에 달한다. 특히 풍력의 경우 모두 유럽 연안 국가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덴마크는 AI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풍력 발전의 변동성을 극복하고 있으며, 터빈 유지보수와 에너지 저장 문제 해결에도 AI를 도입해 발전소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상황은 어떨까. 

 

GS E&R이 지난 22일 자회사 GS풍력발전을 통해 AI 기반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을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국내 풍력발전단지와 제휴를 넓히고, GS그룹 차원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단 복안이다. 

 

특히 (육상)풍력은 태양광 발전보다 발전량 예측이 까다롭다. 산악 지형에 위치한 특성상 같은 발전단지 안에서도 발전기마다 위치와 고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바람의 특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GS E&R은 “AI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한 덕분에 업계 최초로 풍력 발전량 예측 오차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리·지형적 요인, 고도 차이, 지면의 거칠기 등 발전기 주변의 다양한 특성을 수치 예보 모델(WRF)에 반영해 발전기별로 예측을 최적화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에 따르면 발전량 오차율이 낮은 사업자는 전력거래소로부터 추가 정산금을 받을 수 있다. 예측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정산금 수령액도 증가한다.

 

국가 에너지 계획상 2036년경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GS E&R의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GS E&R은 전력계통 효율 개선이 시급한 국내 풍력단지에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GS E&R의 풍력 발전량 예측 솔루션은 GS그룹이 전사적으로 실시해 온 DX가 신사업으로 구체화한 사례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이 취임한 후 '디지털, 친환경을 통한 미래 성장'을 모토로 사업 혁신을 진행해왔다

 

허 회장은 “디지털 AI 기술이 현업과 동떨어져 IT 부문만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며 디지털과 AI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신사업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러한 산업 움직임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변화를 예고하며, 각 기업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승문 에너지경제연구원 재생에너지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23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최근 해상풍력 분야에서 AI, 빅데이터, 드론과 같은 최신 기술들이 해상풍력 O&M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기업은 이런 최신 기술들을 활용해 풍력터빈의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하여 풍력발전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고 운영과 유지보수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촉진할 수 있다”면서 “향후 우리나라 해상풍력이 크게 확대된다면, 해상풍력의 효율적인 O&M을 위해 AI, 빅데이터, 드론과 같은 최신 기술들이 적극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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