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의 여파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4조 원을 밑돌았는데 삼성전자 측은 일회성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31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확정 실적에 따르면, 반도체사업(DS부문)의 영업이익이 3조8600억 원, 매출액은 29조27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13.2%다.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9조1000억 원, 9조1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사업부의 매출은 22조2700억 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다.
영업손익의 경우 4조원 가까운 적자였던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직전 분기 6조4500억 원보다는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당초 삼성전자 반도체는 5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지난 8일 잠정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눈높이가 4조원 초·중반대로 낮아진 바 있다.
삼성전자는 "AI와 서버용 수요에 적극 대응해 HBM, DDR5, 서버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면서도 "일회성 비용과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부문에 대해선 모바일과 PC 수요 회복이 기대보다 부진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선 영업이익 3조3700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로 실적이 올랐다. TV 사업도 Neo QLED, OLED, 대형 TV 전략 제품 판매, 생활가전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1년 전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엔 "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HBM 판매를 확대하고 고용량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이례적인 사과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향후 HBM의 로드맵 공개여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엔비디아와의 조건부 승인 소식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202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HBM 3분기 매출액 전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면서 "현재 3E 8단,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으로, 3E 비중은 3분기 10% 초중반 수준이다. 일부 사업화 지연이 있어 계획 하회하지만, 4분기는 50%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부문에서 HBM 영역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주요 고객사향 사업화가 지연되었으나 퀄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고 있다.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전망된다"며 "복수 고객사향으로 8단, 12단 모두 진입 과제를 늘려가며 판매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해당 제품들의 양산을 위해 고객사들과 일정을 협의 중이다. 기존 3E 제품도 확대하고, 개선 제품도 신규 과제에 추가 판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핵심은 4분기 HBM3E 제품의 대량 출하다. '복수 고객사향'이라는 것은 엔비디아 외에도 AMD나 인텔 등 여러 고객사를 대상으로 8단과 12단 HBM3E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을 올 3분기부터 엔비디아에 공급할 방침이었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퀄(품질) 테스트 통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어 "HBM4는 2025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개발 진행 중으로, 복수 고객사들과 커스텀 HBM 사업화를 준비 중"이라며 "베이스 다이 제조와 관련된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내부, 외부 모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고객 요청에 따라 TSMC에 베이스 다이 생산을 맡기고, 이를 삼성전자가 HBM으로 만드는 협업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송명섭 IM 증권 연구원은 "HBM3E 8단 인증 성공 여부가 키"라며 "올해 경쟁사 물량만으로 자사 소비량을 충족할 수 있었던 최대 GPU 업체가 내년 수요를 대비해야 하는 올해 4분기에 삼성전자 HBM3E 8단에 대한 구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봤더니] 더현대 서울 ‘움직이는 대극장’ ‘희망’ ‘사랑’ ‘행복’ 담다 (2) | 2024.11.01 |
---|---|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 시작, 금융권 고객 유치 경쟁 치열 (0) | 2024.10.31 |
말로만 밸류업, 개미들 울리는 '밸류 파괴' 기업들 (7) | 2024.10.31 |
부회장 건너뛰고 회장 직행한 정유경, 경영 리더십 주목 (1) | 2024.10.31 |
더본코리아 상장 앞두고 기대 반 우려 반,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 끝낼까? (3) | 2024.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