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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퇴직연금 실물 이전 서비스 시작, 금융권 고객 유치 경쟁 치열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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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31일부터 기존 퇴직연금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시작됐다. 이에 가입자들의 주목을 끌기위한 은행·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가입자들은 퇴직연금 거래 금융사를 변경하기 어려웠다. 퇴직연금 계좌를 타 금융사로 이동하려면 보유중인 금융상품을 모두 매도한 후 현금화해야만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도해지 패널티 등 투자손실 위험이 발생하고, 펀드 환매 후 재매수 과정에서 생기는 손실도 가입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실물이전제도 시행으로 기존 상품을 매도하지 않아도 갈아탈 수 있어 가입자가 직접 퇴직연금 제도 수수료와 수익률, 서비스 품질 등을 비교하여 편익이 더 큰 금융사를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퇴직연금을 이전하기 위해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의 유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정급여형(DB)은 회사가 퇴직자에게 줄 금액을 외부 금융회사에 미리 적립해 놓고 운용하는 방식이고, 확정기여형(DC)은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 총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금으로 넣어 주기만 하면 근로자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개인형 퇴직연금(IRP)는 이직하거나 퇴사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개인 계좌에 적립해 운용하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가 확정급여형나 확정기여형 이외에 자신이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 적립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주의할 점은 확정급여형, 확정기여형, 개인형 퇴직연금 등 퇴직연금 유형이 동일해야 하고, 퇴직연금을 통해 투자한 상품을 옮기려는 금융사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수익률이 좋은 증권사로 옮기려는데 증권사가 내가 투자하던 상장지수펀드(ETF)를 취급하지 않는다면 이전이 불가능하다. 또한, 디폴트옵션 상품이나 퇴직연금 계약이 보험계약 형태인 경우에도 실물 이전이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400조 원의 약 52%(약 210조 원)는 은행권이 가지고 있다. 증권사는 약 24%인 96조 원, 보험사는 약 23%인 93조 원의 적립금을 가지고 있다. 금융계에선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대부분 실물 이전이 불가능한 보험형 계약 위주인만큼 은행과 증권사 간의 가입자 유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사는 지난해 은행과 보험사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을 장점으로 내새우며 신규 고객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증권은 DC 신규고객 대상으로 삼성증권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계좌에 일정금액 이상 입금한 고객에게 상품권을 제공하는 'DC 신규이전' 이벤트를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내 삼성증권 DC 신규 가입과 계좌 개설 완료 후 100만원 이상 삼성증권 DC계좌로 순입금 시, 최대 3만원 상품권을 전원 지급한다. 

 

KB증권은 신규고객을 포함한 퇴직연금 실물이전 이벤트를 실시한다. 퇴직연금 계좌에 순입금 금액 구간에 따라 최대 3만원의 배달의 민족 모바일 상품권을 증정한다. 또한, 연금저축계좌 순입금 금액 구간에 따라 이벤트 참가자 전원에게 경품을 지급한다. 이는 이벤트에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은행·보험사 등으로부터 이전할 경우 이전 금액의 1.5배가 인정되고 증권사간 이전 시에는 미적용된다. 

 

은행권은 ‘안정성’을 강조하며 퇴직연금 가입자와의 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상품 라인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고객을 대면하는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와 전문 대면상담 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운영하며 고객들의 연금자산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밖에도 모바일 연금닥터 서비스, 고객의 목표 연금자산 마련을 위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AI 연금투자솔루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예금 상품을 830개에서 890개로 107% 확대했으며, ETF는 68개에서 101개로 늘릴 예정이다. NH농협은행도 연말까지 ETF 라인업을 10개 이상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원리금보장 상품을 추가할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을 이전하기 전 수수료와 수익률을 상황에 맞춰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삼성증권 연금 김재용 센터장은 “수익이라는 게 항상 그대로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라며 “일반적 안정성 상품의 금리 이상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를 따져보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운용이 되기 때문에 매년 발생하는 수수료 감면이 쌓이면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라며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비대면으로 가입할 것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 개선에 영향을 주면서 가입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측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에 따라 소비자의 적극적인 상품 선택과 이동으로 퇴직연금 사업자와 운용사의 자산배분 상품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며 “특히 연금 상품의 수익률 개선 노력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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