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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2024 한국전자전, 놓치면 후회할 핵심 기술 총정리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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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VXT기술을 채용한 카페.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최한 한국전자전(KES)이 지난 10월22일부터 4일간 서울 강남의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전자전과 동시에 개최된 반도체 전시회 ‘세덱스(SEDEX) 2024’는 23일부터 하루 짧은 3일간 개최되었다. 양 전시회의 입장객은 자유롭게 다른 전시회의 교차 방문이 가능했다.

 

10개국 480개사가 지난 해 한국전자전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13개국 520개사가 전시장을 채웠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지난 9월 독일에서 개최된 IFA에 다양한 국가관으로 참석했다. 유럽국가인 프랑스가 이색적으로 올해 한국전자전에 국가관을 꾸몄다. 

 

한국전자전이 몸집을 불린 것은 반길 일이지만, 주요 IT전시회인 미국 CES, 독일 IFA, 스페인의 MWC, 대만 Computex의 규모와 중요성을 참고하면 한국전자전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은 한국전자전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로봇, 자율제조, 리걸테크를 크게 변모시키고 있다”며 인공지능 분야의 성장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 위기설로 최근 회사 주가는 5만원 이하를 맴돌았고, 10만전자를 꿈꿨던 개미투자자에게는 잠시 상심을 안겨주었다. 삼성전자의 동력은 스마트폰이나 디스플레이 시장의 포화와 신규사업들의 부진으로 약화되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만약 미래 기술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질 경우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일부 갈라파고스 표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타이젠(Tizen) OS를 개선하고 활용하는 노력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시장에 아름다운 카페를 꾸며놓고 다양한 ‘시각적 경험 변혁(VXT)’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가을을 연상시키던 커피숍은 버튼 몇 번의 조작으로 이내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나무와 흰 눈으로 가득 찬 겨울로 바뀌었다. 필자도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기관 상황실에서 초대형 전광판을 직접 수리했고 다양한 매장에 디지털 사이니지와 매직인포를 설치해왔는데, 관련 기술의 유용함을 곧바로 실감할 수 있었다.

SK가 선보인 CMM-Ax솔루션.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국전자전과 동시에 개최된 SEDEX2024에서는 SK하이닉스의 삼성전자에 대한 추격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맛있게 구워진 쿠키와 음료를 관람객들에게 나눠주었는데 SK는 두툼한 빵을 나눠주며 관람객의 발목을 붙잡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이란 새로운 날개를 달았는데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하이닉스의 이 부문 점유율은 53%에 달한다고 하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아직 38%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이미 12단 이상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대략 8단 이상 제품에 대한 품질검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회에 참가한 SK하이닉스의 연구진들은 이미 수천 개의 구멍을 내부에 뚫고 특수한 발열물질로 채우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12단 이상의 적층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CMM-Ax도 선보였다. CXL(Compute Express Link)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 GPU,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대용량, 초고속 연산을 지원하는 인터페이스이다. 관련 제품은 앞서가는 프로세싱인메모리(PIM)기술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PIM기술은 연산을 위한 데이터를 CPU로 모두 전송하지 않고 간단한 연산을 메모리 자체에서 직접 수행하여 전체적인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기법이다.

TSMC에서 3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300mm 웨이퍼.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HBM이 적극 활용되는 인공지능 검색은 일반검색보다 전기를 8배 이상 사용하는데 다수의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고열을 액체나 공기로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엿다.

 

삼성전자의 오래된 라이벌이었던 대만의 TSMC는 모처럼 코엑스에서 중간규모의 부스를 꾸몄다. TSMC는 300mm 웨이퍼와 3나노 제품들을 주로 전시했다. 

 

현재는 300mm 제품이 업계의 표준이지만 TSMC는 이미 450mm 웨이퍼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TSMC의 2024년 3분기 매출액은 약32조원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 약28조원 수준을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파운드리 이외에 메모리와 시스템LSI사업부도 포함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가 보다 효율적으로 협력한다면 TSMC가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AI바람길.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가전제품의 전통적인 강자인 LG전자는 AI를 활용한 공조 시스템을 체험하도록 하는 이색 공간으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난히 무더웠던 2024년 유럽대륙은 장기적인 폭염과 가뭄, 산불확산으로 큰 몸살을 앓았다. 올해 유럽에서 ‘파리 올림픽 2024’가 개최되었지만 에어콘 보급이 활발하지 않아 일부 선수들과 관람객들은 곤욕을 치렀다. 

 

LG전자나 삼성전자가 공조사업에 새로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더워진 지구에 기상이변이 증가하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LG전자는 전시회에서 깜찍한 모양의 수경재배시설이나 우주선 모양의 커피기계도 선보였는데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전시회에서는 여러 자율주행관련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자율주행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고 서울의 강남, 상암, 청계천, 여의도 등과 제주도에서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조성한 K-City는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도시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네바다와 캘리포니아주는 다양한 자율주행 시범운행 지역을 지정했고 자율주행은 독일의 뮌헨, 함부르크와 일본의 도코, 오사카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자율주행업체 위라이드는 지난 10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6.8%나 상승했다. 다양한 중국산 로봇개들이 화물이나 쓰레기를 짊어지고 중국의 명산을 오르내리는 장면은 이제 낮선 풍경이 아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상인식기술과 회전식 및 고정식 라이다는 자율주행 구현에서 진부한 제품이 되었다. 한국의 일부 기업들은 최근 생산에 적은 비용으로 생산가능한 배달로봇에도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달착륙선을 연상시키는 LG전자의 커피기계. 사진=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들은 이미 안경알 속에 미세패턴으로 심을 정도로 매우 작아졌으며, 좌우로 비틀거나 구체를 형성할 정도로 매우 유연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지 않았지만 기존의 폴더6를 능가하는 접을 수 있는 폴더SE을 최근 공개했다. 

 

그동안 중국회사들은 OPPO, VIVO, HONOR, TCL 등의 브랜드로 삼성전자의 폴더폰을 추격해 왔는데 그중 일부는 필자의 판단으로 폴더6을 능가하는 수준에 달했다. 삼성의 폴더SE의 출시는 기존의 중국산 제품과 경쟁하기 위한 새로운 포석으로 해석된다.

 

디지털트윈은 최근 기계 전시회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으로 한국전자전에서도 다수 업체가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제조업에서 디지털트윈은 IOT센서들을 활용한 3D모델링과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구성된다. 최근 이러한 기본 구성에 AI가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예측모델이 더해지는데, 채용된 인공지능은 산업현장의 이상징후를 신속히 분석하여 관리자에게 통지한다.

 

다수 기업들은 여러 기술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도와주는 다양한 티지털트윈 솔루션을 선보였다. 나날이 발전하는 관련 기술은 다양한 시뮬레이터에도 활용된다. 지게차교육장비나 굴착기교육장비들은 올해 전시회에도 등장하여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산생(GDP)의 성장율이 전분기 대비 겨우 0.1%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밝혔다. 3분기 한국수출은 반도체나 전자제품 수출이 주춤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4%가 감소하기도 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이 년간 100만명씩 나오고 있는데 미국발 성장율 둔화전망은 한국 경제에 또 다른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전자기업들은 이미 지난 30년간 여러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록 세계시장에 거친 파도가 몰아치더라도 한국의 열정적인 기업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오늘도 계속해나갈 것이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으며,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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