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비트코엔 시세가 널을 뛰고 있다.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정치적 변수가 시장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정보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오후 1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1.0% 오른 6만91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30일 7만3000달러선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불과 며칠만에 6만7000달러대가지 후퇴하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이후 반년 만에 1억원을 돌파하며 가파를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9000만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31일부터 하락 전환한 이유로는 ▲미국 증시 침체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등이 꼽힌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이날 하루에만 2.76%나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자 비트코인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 등 주식시장의 흐름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도 약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가 상당히 안정화된 만큼 이미 ‘빅컷’(정책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한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시장이 비트코인 급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 것은 미국 대통령선거다. 이날 미국 정치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기존 67%에서 61%로 하락하자, 비트코인 투자심리가 크게 흔들린 것.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친코인’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전망은 현재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가상자산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친가상자산’ 후보로 완전히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 업계의 큰 손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며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채굴해 미국 국가자산으로 만들겠다”며 가상자산 투자자의 표심을 노린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역대 선거 중 처음으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선거 결과를 판가름할 중요한 집단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CBS뉴스는 지난 1일 “미국인의 7~21%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는 후보자의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태도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CBS뉴스는 이어 “가상자산 유권자들의 영향력은 스윙 스테이트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가상자산 관련 단체들이 중요한 격전지에서 가상자산 옹호론자들을 집결시키고 있다”라며 “코인베이스, 리플 등 대형 가상자산 업체의 지원을 받는 정치활동위원회(PAC)인 페어쉐이크는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대선이 가상자산 시장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는 아니라며 정치적 변수와 시장의 흐름을 지나치게 연결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미국정치센터의 토머스 기프트 국장은 “비트코인은 현존하는 가장 변동성이 큰 상품이며 정치적 사이클과도 명확한 상관관계가 없다”라며 “다가오는 미국 대선이 비트코인 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이나 연준의 정책 등 다른 많은 요인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대통령선거는 오는 5일(현지시간) 시작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각한 미국 대선 결과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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