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6%대로 급상승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15일)보다 5.98% 오른 5만67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다. 삼성전자는 또, 주주가치 재고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 중 3조원 상당의 주식을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역사상 세 번째 대규모 자사주 매입(2015년, 2017년 이후)이며, 주가가 PBR 1배를 하회한 상황에서 단행한 것이다. 이에 지난 금요일 외국인 수급은 11월 들어 처음으로 삼성전자 순매수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과거 사례에서 자사주 매입은 단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중장기 상승은 실적 개선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취득에 따른 단기적인 반등세를 기대한다”면서도 “여전히 주요 고객사향 8단/12단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3E) 공급 확대, 파운드리 적자폭 축소, D램 기술 개발 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보는 반도체 시장 전망은 어떨까.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2025년 견조한 인공지능(AI) 수요로 선단공정 수요는 양호하게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일반 IT 세트 수요 부진, 트럼프 재집권, 중국의 레거시 메모리 공급 증가로 업황 불확실성이 확대되나 메모리 3사의 효율적 투자 전략 및 TSMC의 적극적인 투자 기조가 2025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수요의 양극화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상반기까지 모바일, PC 중심의 DDR4 재고 증가와 DDR5 공급 완화가 전망되는 반면 HBM 중심의 AI 메모리 공급 부족은 지속되며 뚜렷한 수요 양극화가 예상된다”며 “내년 상반기 메모리 시장은 범용 메모리 재고 감소 속도 여부에 따라 하반기 수급 및 가격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2025년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은 공급 확대에 따른 점유율 상승보다는 AI와 고용량 서버 메모리 중심의 수익성 전략이 예상되어 2025년 삼성전자 설비투자가 신규증설보다 전환투자 및 후공정 중심으로 집중되며 내년 메모리 반도체 공급량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추정 영업이익은 43조2000억 원 (+21% YoY, OPM 13.5%)으로 2022년(영업이익 43조원)과 유사한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HBM 시장의 HBM3E 출하 비중이 2024년 46%에서 2025년 85%까지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HBM 매출비중이 D램 매출(64조8000억 원)의 1/4을 차지해 범용 D램 가격 하락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중장기 관점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내년 HBM4 주도권 확보를 통한 시장 조기진입과 DDR4, DDR5 등 범용 메모리 재고의 뚜렷한 감소세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업황 저점에 위치했지만, 기술 경쟁력과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장기적인 개선 가능성을 전망하며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유지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B 0.89배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악재에 둔감해지는 국면을 예상한다”며 “메모리 시장에서 보수적 투자와 HBM 강세로 공급 제약 논리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관전 포인트는 단기 실적의 방향성보다 HBM, DDR5, 고용량 SSD 등 펀더멘털의 개선, 조직 개편 이후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 등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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