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자율주행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자율주행산업의 발전 가속화 및 국내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2% 상승한 338.7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율주행 차량 규제 완화를 교통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연방 규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주 단위 규제가 아닌 통합된 연방 차원의 체계를 통해 효율성과 일관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연방 규제 체계 도입이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 사업에 투자해온 테슬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달 무인 로보택시를 공개하며, 2026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연간 배치할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 수를 2500대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번 규제 완화 계획에 따라 이 한도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자산운용사 퀼터 체비엇의 맘타 발렌차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연방 규제가 통합되면 자율주행 차량의 승인 절차가 간소화될 것”이라며 “이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테스트를 더욱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자율주행 규제 완화는 유럽연합(EU),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의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2025년 제네바, 오슬로, 크로나흐의 3개 도시에서 45대의 전기 자율주행 미니버스가 실시간 수요 대응형 서비스로 운영될 계획이 있으며, 중국은 우한을 중심으로 이미 운영되고 있는 자율주행 택시 수를 확대하여 연말까지 1000대로 증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시범사업 형태로 심야시간에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2025년에는 100대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를 탑승해 본 사람들의 수용도가 크게 개선되는 것(JD Power의 동일 설문에서 탑승 경험이 있는 소비자 신뢰도는 67점으로 상승)을 감안 시 시범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이 기대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HL만도, 현대모비스,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등을 자율주행산업의 주요 수혜주로 주목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웨이모와 테슬라의 이벤트는 자율 주행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기업들에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HL만도의 경우 전기차용 통합 전자 브레이크(IDB)를 중심으로 수주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을 위한 인지(센서류), 제어(센서퓨전 및 PE시스템)와 같은 부품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주요 부품에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통신하는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김 연구원은 “현대오토에버 등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나 LG이노텍,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센서/반도체 분야 자율 주행 생태계 전반의 성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의 경우 미국 플로리다주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스쿨버스에 레이더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시장에서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향후 테슬라의 로보택시에 자율주행용 4차원 이미징 레이다 탑재를 통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20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폭우나 폭설 등 기후 관련 없이 진정한 자율주행 레벨 4의 시장은 2030년 정도로 예상되며, 2~3년 후부터는 부분적인 자율주행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에 현대차가 미국 구글 산하 자율주행 회사인 웨이모와 MOU를 맺고 로보택시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런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수탁 생산)’ 사업은 기술의 노하우가 있어야 되고, 또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MOU를 통해서 이 산업을 좀 더 선점한다는 취지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이 굉장히 다양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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