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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생명,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주가 급등...6년 전에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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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 주가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소식에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주주환원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2018년 지분 매각 당시에는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오후 1시 현재 삼성생명 주가는 전일 대비 500원(0.48%) 오른 10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지난 18일 1만1200원(11.48%)나 오르며 10만8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19일에는 주가가 다시 4000원(3.68%) 하락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가 하루 만에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20일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반등한 것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삼성화재(1.49%) 지분까지 더하면 총 10%가 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상 금융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으며, 10%를 초과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만약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삼성생명·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를 넘어서게 되는 만큼, 초과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년 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으로, 우선 내년 2월까지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이 현재의 지분율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3조원 소각 시 초과지분 매각 금액은 약 2284억원(15일 종가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부 소각할 경우 초과지분 매각 금액은 7612억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초과지분 매각으로 3개월 내 약 2000억원, 1년 내 약 8000억원의 이익을 거두게 된다면 주주환원 또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발표로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면서 배당여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상당한 규모의 지분 매각차익을 통해 제도개선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지난 2022년 컨퍼런스콜에서 회계와 무관하게 지분 매각차익은 주주환원 재원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라며 “삼성전자 지분 매각 시 매각 자금의 일부는 배당 혹은 자사주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삼성생명에 꼭 득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2018년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약 9.3조원)에 따른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동일 비율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당시 처분 규모는 삼성생명 1조1790억원, 삼성화재 206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가는 삼성전자 초과지분 매각 이후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생명 주가는 지분 매각 전날인 2018년 5월 30일 10만7500원에서 매각 당일인 31일 10만3000원으로 4500원(△4.19%) 하락했다. 삼성생명 주가 하락세는 이후에도 계속돼 2018년 말에 가서야 잠시 멈췄다. 

 

물론 삼성생명 주가가 장기간 약세였던 이유를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서만 찾을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꼭 긍정적인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지분을 통해 매년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배당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매각할 경우, 이를 대체할 투자처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다만 증권가는 당장 지분매각에 따른 배당확대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지분 처분 당시에도 처분이익이 특별배당으로 이어졌다”라며 “유배당 계약 결손 고려 시 자본 유출이 제한적이며, 주식 위험 감소로 인한 신지급여력비율(K-ICS) 개선 등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특별배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추후 발표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이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 효과로 날개를 단 삼성생명 주가가 상승랠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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