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롯데케미칼 주가, 지라시에 널뛰기...증권사 전망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19.
728x90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 소문에 강력 대응하는 가운데 실적 부진 및 구조조정 등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그룹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루머의 최초 생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 등 법적조치를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이틀간 증권가와 온라인상에서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풍문이 확산됐다. 다음 달 초 롯데의 채무불이행(모라토리움) 선언설과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직원 50% 이상 감원이 예상된다는 등의 내용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18일 즉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라고 공시했지만, 롯데지주·롯데쇼핑·롯데케미칼 등의 주가가 급락해 이틀간 시가총액 약 5889억 원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지주(1.22%), 롯데케미칼(1.67%), 롯데쇼핑(0.69%) 등이 상승 중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석유화학·건설 등 주요 업종의 부진과 함께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했고, 일부 임원들의 급여 반납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지주 임원은 급여의 10~20%를, 롯데 화학군 계열사 임원은 급여의 10~30%를 각각 자진 반납했다. 3분기 롯데지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9% 감소,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금투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풍문으로 인해 어제 하루에만 10.2% 하락한 것도 그룹의 캐시카우였던 롯데케미칼의 최근 부진의 여파라는 의견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조2002억 원, 영업손실 413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됐다. 이 결과는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 5조935억 원과 영업손실 2028억 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요 회복 지연, 환율 하락, 제품 스프레드 축소, 해외 자회사의 일회성 비용, 그리고 운임비 상승이 지적됐다. 주요 사업부 중 기초화학 부문은 3조6282억 원의 매출과 36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첨단소재 사업은 38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에 대해 단기간 내 펀더멘탈 회복 가능성은 낮으나 중장기 수급 밸런스가 점차 개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롯데케미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희석되는 상황이며, 아직까지 스프레드 확대가 보이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따라서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4분기 실적도 부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어 "다만, 중국의 10월 제조업 PMI가 6개월 만에 확장 국면에 접어든 점, 중국 내 자동차 및 가전제품 판매량이 계절요인을 감안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이 향후 수요가 좋아질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상황"이라며 "공급 과잉 시장을 넘어 중국의 수요 회복이 화학 스프레드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을 화학에 대한 비중확대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케미칼의 이익 전망치 및 재무 건전성을 감안하면 당장의 매수 및 매도의 주가 판단보다는 시가총액이 3조원 아래로 내려선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등 리스크(위험)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풍문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며 "그런데도 주가 급락으로 과거 2007년 금융위기 당시의 주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일 주가 움직임은 노이즈성 과매도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석유화학 불황 장기화 조짐과 롯데케미칼의 이익 전망치 및 재무 건전성을 감안하면 신용도 등 리스크 관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내년 석유화학 업종의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 이유로 ▲ 유가 변동성 확대 ▲ 에틸렌의 구조적 공급 과잉 지속 ▲ 공급망 수급 역학관계의 변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석유화학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또 "중장기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했을 때 자발적인 공급량 축소 노력이 없다면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최근 계열사들의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 조정이 진행된 가운데, 재계에서는 롯데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쇄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신용도 문제와 관련해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박주근 대표는 19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롯데그룹이 유통 중심에서 주력을 화학/이차전지 등으로 체질 개선 중에 유동성 위기설이 나온 것인데, 체질 개선을 할 때는 확실하게 특정 사업에 포커싱을 해야 되는데 롯데 입장에서는 하나도 잃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케미칼뿐만 아니라 특히 나프타 관련 기업들은 생산 과잉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케미칼의 유동성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롯데는 새로 시작하는 바이오산업에도 투자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서 "롯데가 한샘, 일진머티리얼스 등 새롭게 인수한 기업들이 제대로 캐시카우 역할을 못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 위기는 (계속)올 거다. 이럴 때는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