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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푸드테크혁명, 한국의 식탁을 바꾸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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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의 광원이 이동하는 수경재배시스템.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이코리아] 서울 코엑스에서는 지난 11월 20일(수)부터 23일(토)까지 '2024 월드 푸트테크 엑스포'가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총 31개국에서 1,054개 이상의 업체들이 세포배양식품, 간편식, 친환경패키징 등에 관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는 작년보다 전시규모가 커져서 식품, 디저트, 급식, 푸드테크 등의 모두 4개의 전시관에서 방대한 혁신의 미래를 선보였다.

 

전 세계 식품 산업은 인구증가, 소득수준 향상, 식생활 변화의 영향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요구, 배달서비스의 성장은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온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기술은 식품 생산의 유통, 소비 전반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는 약8억명이 굶주리고 있는데 푸드테크는 관련 문제를 해결할 주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서 대박난 냉동김밥. 사진=여정현 필자제공.

 

 

전시회의 식품관에서 큰 관심을 유도한 기업은 냉동김밥을 생산하는 올곧이었다. 이 업체는 경북 구미에 위치한 식품업체로, 회사가 2022년에 출시한 냉동김밥이 미국의 ‘트레이더 조’를 통해 판매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비건 식단을 추구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특히 호응을 얻으며, 250톤 즉 100만 줄에 해당하는 김밥을 2주만에 완판시키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기업 올곧의 냉동김밥은 다양한 채소와 식물성 단백질 재료을 사용하면서 한국적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김밥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한국산 김을 세계 시장의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놀렸고, 김을 2022년부터 1조원씩 팔리는 수출효자로 변모시켰다. 동시에 한국 식품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동반상승시키고 있다. 점증하는 인기는 유럽과 동남아에서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짝퉁 한식당의 증가로 이어졌고, 한식당에 대한 인증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물을 붓고 가열하면 팽창하는 김치.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는 부풀거나 냄새가 세는 바람에 국제적인 운송이 어려웠다. 필자도 여행가방속에서 심하게 부푼 김치봉지가 터질 정도가 되어 쓰레기통에 그냥 버린 적도 있다. 개선된 동결건조 기술은 바짝 마른 김치에 물만 붇고 가열하면 아삭아삭한 배추의 식감을 선사할 정도로 개선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프로바이오틱스와 기능성 식품도 전시회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업체는 암세포의 고유한 돌기에 전문적으로 반응하여 암환자의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음료를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유산균 음료는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균 성장을 촉진하는데 제조나 보관방법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한시간에 300인분 이상을 조리하는 프라이드봇.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최신의 인공지능은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 유전체 및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며 식재료를 고르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AI기술은 당뇨병 환자나 고지혈증 환자들에 이미 최적화된 메뉴와 조리법을 추천해주고 있고, 로봇이 올바른 반찬을 골라 자동으로 포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온습도가 관리되는 스마트팜은 더욱 자동화되어 LED광원의 강도와 위치를 자동으로 조종하도록 진화했다. LED광원이 식물의 성장단계에 따라 계속 움직이게 되면 식물 전체에 고르게 빛을 비추어, 잎마름병이나 웃자람 등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최근의 AI기술은 스마트팜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서 효율을 높이는 데에 주력한다.

 

한국의 배추가격이 폭염으로 올초에 1만원 가까이 급등한 적이 있고, 지난 가을 경상남도 남해군이 주산지였던 시금치는 계속되는 폭우에 다수 작물의 뿌리가 썩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 11월에는 18cm의 기록적인 습설이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상이변에 스마트팜은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한편 환경 보호와 건강을 생각하는 채식주의자가 증가하면서 대체육과 식물성 우유시장은 꾸준한 주목을 받았다. 과거 전시회에서 닭강정 크기로 제공되던 대체육은 대두단백을 3D프린터로 적층하는 기술로 증식하여 10kg 정도의 두툼한 크기로 출하되고 있었다. 인공지능은 대체육뿐 아니라 천연 육고기도 최적의 상태로 숙성을 유도하고 우월한 맛을 선사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로봇의 활약은 푸드테크 전시회에서 단연 돋보였다. 튀김로봇은 유해한 유증기를 맡으며 1시간에 300인분의 튀김을 가볍게 처리했다. 점차 인간에 닮아가는 로봇은 사과 껍질을 깔끔하게 벗겨내기도 하고, 축하용 케익을 균등한 조각으로 반듯하게 잘라냈다. 

 

3D프린터나 칼라프린터도 식품공학에 꾸준한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일부는 분명히 거부감을 느끼겠지만 식용염료를 사용하는 프린터는 쿠키 등 다양한 음식에 멋진 홍보문을 인쇄했다.

 

한편 1인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인 변화는 도시락업체들의 제품 다변화로 이어졌다. 결혼연령의 증가와 비혼문화의 확산, 개성의 추구는 이러한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한층 두툼해진 10kg 인조고기. 자료=여정현 필자 제공.

 

 

한편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오마카세와 같은 고급식사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층은 늘었다. 반면 전시회에서 유명 셰프와 협업한 반조리식품의 인기는 상당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편의점의 매대에서도 유명 세프의 얼굴은 이제 포장지에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반조리식품은 전문가의 노하우를 담은 고급스러운 식사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 바쁜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푸드테크라는 주제에 맞추어 휴게공간을 재활용이 가능한 목재팔레트로 처리했다. 전시회는 비교적 많은 양의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주범 중 하나인데, 낭비되는 자원을 최소화하는 아이디어는 유효했다.

 

고양시 대화동의 가와지볍씨는 지금부터 무려 5,000년전에 재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경과 같은 식량산업은 매우 오래된 산업이지만 이제 디지털기술에 힘입어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동시에 비약적인 IT기술의 발전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식품에게 새로운 기회를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순응해온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꾸준히 제시하며 시장의 판도를 지속적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필자 소개] 여정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했으며, 안양대 평생교육원 강사, 국회사무처 비서관 등을 지냈다.

 

 

여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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