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의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우리금융그룹의 인적쇄신 흐름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난해 3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과 함께 우리카드의 지휘봉을 잡게 된 박 대표는 오는 31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2년 임기 동안 박 대표가 거둔 성과만 보면 충분히 추가 임기를 보장받을 만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무엇보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우리카드의 숙원인 독자결제망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우리카드는 독자결제망이 없어 그동안 BC카드에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지불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카드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자체 결제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착수했고, 결국 박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7월 독자결제망을 출범하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독자결제망 출범 후 우리카드의 독자가맹점 수는 200만개를 넘어섰고, 독자카드 또한 누적 발급 400만좌를 돌파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연내 독자가맹점 210만개 확보, 독자카드 500만좌 돌파’라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독자결제망 구축과 함께 부진했던 실적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박 대표 취임 첫해인 2023년 우리카드는 조달금리 상승 및 독자결제망 구축 비용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반토막’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해 우리카드의 연간 순이익은 1110억원으로 전년(2044억원) 대비 934억원(△45.7%)이나 감소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올해 들어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402억원으로 전년 동기(1174억원) 대비 228억원(19.4%)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대표가 통상 ‘2+1’의 임기를 보장받는 관행까지 고려하면, 독자결제망 구축 및 실적 개선이라는 성과가 뚜렷한 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경쟁사에 비해 높은 연체율 등 건전성 문제는 연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카드는 저수익 자산 비중을 낮추고 고수익인 카드론을 확대하며 올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실제 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 10월 말 기준 4조306억원으로 박 대표 취임 직전인 2022년 말(2조6527억원) 대비 1조3779억원(51.9%)이나 증가했다. 전체 신용카드 자산 중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7.0%에서 31.4%로 4.4%포인트 높아졌다.
공격적인 카드론 확대 전략으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그 부작용으로 연체율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3분기 기준 1.78%로 전년말 대비 0.56%포인트 상승했다. 전업카드사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우리카드의 연체율만 상승한 것.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이 인적쇄신을 위해 계열사 대표 교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부당대출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자 지난달 26일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을 하지 않겠다”며 직접 용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우리카드 관계자는 “4분기에도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견실한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건전성 개선을 중점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가 건전성 제고라는 마지막 숙제를 해결하고 새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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