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BNK금융그룹이 조만간 자회사 대표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3000억원대 횡령사고로 중징계를 받은 BNK경남은행의 리더십 교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은 이달 중 자회사 CEO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올해 말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BNK저축은행을 비롯해 내년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부산·경남은행, BNK캐피탈·자산운용·신용정보의 차기 대표 후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최근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중징계를 받은 경남은행의 차기 대표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경남은행에 대한 6개월 일부 영업정지의 제재를 결정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한 정직~견책 등의 조치도 내렸다. 이에 따라 경남은행은 향후 6개월간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취급이 제한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발표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경남은행에서 PF 대출 업무를 담당해온 부장급 직원 이모씨는 문서 위조 등을 통해 사업장 대출금과 원리금 상환자금 등 회삿돈 3089억원을 빼돌렸다. 해당 직원은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기관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등의 5단계로 나뉜다. 내부통제 부실로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만큼, 인가 취소 전 단계의 중징계인 6개월의 영업정지가 처분된 것. 높은 수위의 징계가 처분된 만큼, 내년 3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예경탁 현 경남은행장의 거취가 불확실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예 행장은 임기 첫해 대규모 횡령사태를 겪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실적만큼은 착실하게 성장시켰다. 실제 경남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2571억원으로, 경남은행이 BNK금융그룹에 편입된 지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또한 2908억원으로 전년 동기(2393억원) 대비 21.5% 증가했다. 부산은행 순이익이 같은 기간 2.1%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BNK금융의 올해 성장은 경남은행이 견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금리인하로 이자마진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소식이다. 경남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6%나 증가했다. 아직 이자이익(7690억원, +4.8%)에 비해서는 작은 규모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경남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만으로는 연임 가능성이 높지만, 문제는 역시 내부통제 부실 문제다. 이번 횡령 사고가 예 행장 임기 중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수습 과정에서 성과급 환수 문제로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결국 노조 반발로 인해 성과급 환수 계획은 철회하고 예 행장도 노조 동의 없이 환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무리한 수습 계획으로 내부 분위기를 악화시킨 것은 실책으로 평가된다.
다만 예 행장은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선택한 인물인 만큼, 추가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는예상도 나온다. ‘실적 성장’과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상반된 평가 속에서 예 행장의 연임 여부가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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