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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바이오연료의 ‘가짜 재생에너지’ 기후 위기 악화시킨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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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지속가능항공유(SAF)는 전기나 수소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항공 분야에서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SAF 관련 정책이 오히려 기후 위기를 악화할 수도 있다며 ‘지속가능성 인정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의 항공 총배출량은 1,757만 톤(CO2 eq)이고, 배출량은 앞으로도 증가해 2030년에는 최대 3308만 톤, 2050년에는 현재의 3.4배인 최대 5,455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UN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주도하는 ‘국제항공 탄소 감축·상쇄제도(CORSIA)’는 국제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항공사들이 그 초과분을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감축 대책을 요구받는다. 

 

EU는 SAF 의무화제도인 리퓨엘이유(ReFuelEU)를 통해 2025년부터 SAF 혼합 목표 2%를 적용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 2050년까지 70% 혼합 목표를 설정했다. 노르웨이는 이미 세계 최초로 2020년에 SAF 혼합 목표를 0.5%를 설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선 싱가포르 2026년 1%, 일본 2030년 10% 혼합의무 계획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속 가능 항공유(SAF) 확산 전략, 출처-국토교통부]

 

우리나라도 지난 8월 세계 20번째로 ‘지속 가능 항공유(SAF) 확산 전략’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의 모든 회원국(193개국) 의무화로 국제항공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2027년부터 국내 출발 국제선의 모든 항공편에 SAF 혼합(1% 내외) 급유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추진할 계획”이라며 “2023년 우리나라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약 2천만 톤) 기준으로 산정 시, 약 16만 톤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2027년 SAF 혼합 1% 의무화 추진 외에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024 국정감사 정책보고서에서 “향후 국제항공 배출 증가 전망을 고려할 때, 정부의 ‘SAF 확산 전략’에도 2027년 국제항공 배출량은 평년 대비 526만 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지속 가능 항공유(SAF)’라는 명칭이 주는 기대와 달리, 실제로 모든 SAF가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갖추었는지에 대한 우려가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SAF는 종류에 따라 기후 위기 대응을 도울 수도, 악화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는 SAF의 대표 격으로 홍보되는 바이오연료는 대규모 이용 시 지속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기후 솔루션은 “액체 바이오연료와 고체 바이오매스를 포함한 국내 바이오에너지는 이미 수입산 팜유와 산림바이오매스 등 탄소배출·산림파괴·인권침해 위험이 큰 원료에 과의존하고 있다.”라며 경고한다.

 

 

[사진-원료별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지속가능성 빠진 지속가능항공유: 정부의 SAF 확산 전략]

 

기후솔루션의 ‘지속가능성 빠진 지속가능항공유’ 보고서에 따르면 SAF의 주요 원료로 꼽히는 팜유 및 팜 부산물(PFAD)은 지속 불가능하며, 폐식용유 (UCO)는 대체로 지속 가능하나 실사 기반의 공급망 관리와 검증이 필요하다. 목질계 원료(바이오매스)는 국내 여건에서 대체로 지속 불가능하며, 재생 합성연료(e-fuel)는 지속 가능하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술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국회입법조사처도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2024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도 바이오디젤은 원료인 팜유를 생산하기 위한 열대우림 훼손과 폐식용유의 사용 등 환경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팜유 중 지속가능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팜유는 한 방울도 없어 HEFA SAF는 산림파괴 고위험 식량작물을 제외하는 원료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선진국은 ‘지속가능성 인정기준’을 통해 재생에너지로써 인정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바이오에너지를 정의하고 있다. EU는 원료에 따른 SAF의 기후적·환경적·사회적 영향을 고려한 지속가능성 기준을 통해 SAF로서의 인정과 재생에너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를 정하고 있다. 또한, 화석연료 대비 65%의 온실가스 저감을 증명해야 한다. 

 

기후솔루션은 “제대로 된 기준 없는 SAF 확대는 새로운 산업을 그린워싱의 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라며 “SAF를 포함한 바이오연료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인정기준’을 도입해 바이오에너지의 ‘가짜 재생에너지’ 논란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라고 제안한다. 

 

기후솔루션은 “이론적으로 지속가능하더라도, 국내 환경에서 자원의 단계적 이용 원칙에 어긋나는 국내산 원료나 높은 수준의 공급망 관리를 보장할 수 없는 수입산 원료는 관계 제도 정비를 통해 시장 질서 확립을 선행해야 한다.”라며 “항공부문 탄소중립과 커지는 SAF 시장 앞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SAF 지원은 신산업을 시작부터 그린워싱 리스크에 내몰고, 기후위기를 악화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SAF를 비롯한 바이오연료의 ‘가짜 재생에너지’ 논란 해결을 위해 ‘바이오연료 지속가능성 인정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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