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비상계엄 선포로 놀란 시민들이 스트레스,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면장애 환자는 2022년 기준 109만 9천 명으로 2018년에 비해 28.5% 증가했으며, 불면증 환자도 2021년 기준 68만 4천560명으로 2017년 대비 18%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위기 상황이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한다고 말한다.
마음정리 심리상담소의 이사랑 상담사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계엄 이후 실제 많은 사람이 불안감과 무력감, 그리고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상담사는 “상담소가 용산 근처에 있다보니 계엄 이후 지인들과 내담자분들 외에도 문의를 통해 많은 분이 이번 상황으로 인해 깊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신다.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이 1.5배 정도 더 늘었다.”라며 "고 말했다.
이 상담사는 계엄 이후 현재 겪고 있는 불안한 마음이 심리학적으로는 대리 외상(Vicarious Trauma)이나 집단 트라우마(Collective Trauma)라 불린다고 설명한다. 대리 외상은 본인이 직접 겪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의 충격적인 경험이나 고통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상태를 말하고, 집단 트라우마(Collective Trauma)는 특정한 사건이 한 개인이 아닌 한 집단, 지역사회, 또는 국가 전체에 걸쳐 심리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경험을 말한다.
이에 안전감을 찾기 위한 대처 방법으로 미디어 시청 시간제한, 사실 정보만 확인,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 일상생활 루틴 유지 등을 권고한다.
이 상담사는 “실시간 뉴스와 자극적인 영상에 몰입하는 것은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면서 “미디어 시청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첫걸음이다.”라고 조언한다.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극적인 정보에 노출되어, 이 상황을 개인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미디어 노출 제한이 꼭 필요하다.”라며 “아동 자신이나 자기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구나 지나치게 불안해하지는 않은지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위와 같은 방법에도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디지털 멘탈케어를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신과 치료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면 비대면 디지털 멘탈케어를 활용해 심리적 장벽을 낮출수 있고, 개인화된 치료법을 제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 이후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신건강 솔루션에 첨단 기술을 통합하는 디지털 멘탈케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주로 마음챙김이 필요한 사람과 상담사를 연결하는 심리 상담 플랫폼, 음악·명상 등을 제공하여 마음건강과 숙면에 도움을 주는 웰니스 콘텐츠, 기기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디지털 헬스케어 디바이스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명상 코칭·ADHD 치료 전자약 등 다각화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LG전자의 ‘브리즈’(brid.zzz)라는 뇌파 제어 이어폰을 출시했다. 실시간으로 뇌파를 체크하고, 스마트폰 앱에서 수집한 생활 데이터를 분석해 일상 속 스트레스·긴장감·불안 등 심리 상태를 측정한다. 상태 확인 후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뇌파와 호흡 조절 사운드를 제공해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LG전자는 스트레스 자극 후 브리즈의 바이노럴 비트 음원을 청취할 경우, 스트레스 변화의 대표적인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가 약 41% 감소하는 등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전기 자극으로 병을 치료하는 ‘전자약’ 방식도 각광받고 있다. 전자약 연구개발 전문기업 ‘뉴아인’이 개발한 치료기기 ‘스마일’(Smile)은 이마에 전자약 부착시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ADHD 증상을 완화하는 제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 전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외에도 수면·우울·불안 등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한 명상 사운드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마보’, 화상채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전문가의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트로스트’ 앱 등도 각광받고 있다.
독일어로 ‘위로’, ‘위안’을 뜻하는 트로스트는 AI 챗봇과의 채팅, 전문 심리상담사와의 텍스트 테라피로 멘탈 케어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취향에 따라 ASMR 음향을 맞춤 조절하며 나만의 명상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상담, 심리, 임상 전공에 공인된 상담학회 자격증까지 보유한 전문가분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접속해 상담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불면증 디지털치료제가 서울대병원 등 3차 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환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치료 및 디지털 의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치료제는 스마트폰 앱 형태로 사용자 상태를 진단, 사용자가 검증된 프로그램 절차를 이행하며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한다. 지금까지 식약처가 허가한 국산 디지털 치료제는 총 4종으로,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 개선 치료제 ‘솜즈’, 웰트의 불면증 인지 개선 치료제 ‘웰트아이(상품명 슬립큐)’, 뉴냅스의 뇌졸중 환자 시야장애 개선 치료제 ‘비비드브레인’, 쉐어앤서비스의 호흡 재활 운동 치료제 ‘이지브리드’가 있다.
이 상담사는 “명상에 좋은 앱 대부분이 유료인 경우가 많아 접속이 어려우신 분들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국가 트라우마 연구원에서도 공식사이트에 몸과 마음을 위한 이완할 수 있는 호흡법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으니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추천했다. 이어 “3일 이상 잠이 잘 오지 않거나, 관련한 일들에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되는 증상들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만큼 심각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하루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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