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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행권 인사교체 흐름 강화... 이승열 하나은행장 연임 전망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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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내년 국내 은행권을 이끌어갈 주요 시중은행장 인선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하나은행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승열 현 행장이 취임 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낸 데다,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융사고로 인한 논란도 적었던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하나은행·증권 등 올해 말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12개 계열사에 대한 차기 대표 인사를 논의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이미 국내 주요 시중은행 중 다수는 새로운 차기 행장 후보를 추천하며 리더십 교체에 나선 상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금융은 ‘늦장 보고’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결국 연임을 포기하면서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KB금융 또한 이재근 행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환주 KB라이프 대표를 새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NH농협은행 또한 올 한 해 각종 금융사고로 시달린 데다, 2년 단임 관행이 남아있는 만큼 이석용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은행 중 연임이 확정된 곳은 정상혁 현 행장에게 이례적으로 1년이 아닌 2년의 추가 임기를 보장한 신한은행 뿐이다.

이처럼 5대 은행 중 최대 3개 은행의 행장 교체가 예상되는 반면, 이승열 하나은행장에 대해서는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월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이 행장은 취임 첫해 3조487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그동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번갈아 차지하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나은행이 은행권 순이익 1위를 기록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지만, 금리인하·대출규제 등의 악재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0.5% 성장하며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인하로 이자마진 축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권 핵심 과제로 떠오른 ‘비이자이익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845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두며 은행권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기준 비이자이익은 7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났다.

비이자이익 성장에는 공격적인 기업대출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62조420억원으로 신한은행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이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성장률로만 보면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반면, 올해는 ‘밸류업’이 은행권 화두로 떠오르면서 오히려 기업대출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서고 오히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하나은행의 자본비율은 올해 상반기 들어 소폭 하락했다가 3분기에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보통주·기본·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6.0%, 16.26%, 17.93%에서 올해 상반기 15.31%, 15.50%, 16.90%로 낮아졌다. 하지만 3분기 들어 16.11%, 16.30%, 17.65%로 지난해 말보다 높은 수준으로 반등했다. 보통주자본비율로만 보면 전체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하나은행과 관련된 금융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은행권이 각종 횡령·배임 사고로 홍역을 치르면서 행장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실적’보다 ‘내부통제’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 다른 은행이 수 차례 금융사고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반면,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별다른 잡음 없이 올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유일한 변수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다. 이 행장은 함 회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재직하던 기간 손발을 맞추며 경영기획그룹장(전무)로 승진한 바 있으며, 행장 취임도 함 회장 임기 중 이뤄진 만큼 함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 행장의 연임은 함 회장의 연임 여부와 연관돼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하나금융은 다음 주 중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논의할 예정이다. 취임 후 실적 성장을 이끌어온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한 차례 더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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