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NH농협금융지주 및 주요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 가운데, 현 경영진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계엄으로 인한 정국 불안 등의 변수까지 겹친 만큼 대대적인 인사 교체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서옥원 농협캐피탈 대표 등 4명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의 겨우 2년의 임기를 마친 후 물러나는 관행이 있는 만큼, 경영진 대부분의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석준 회장의 경우 지난해 1월 취임 후 꾸준히 실적을 성장시켜왔지만, 잦은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연임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특히, 이 회장은 올해 새로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농협금융 계열사 인사권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실제 올해 초 NH투자증권 대표 인사를 두고 강 회장은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후보로 추천했으나, 이 회장은 증권 전문가가 경영을 맡아야 한다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중앙회의 과도한 인사개입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당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이 새 대표로 선임됐지만,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가 신임 중앙회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입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농협금융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다수의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데다, 계엄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입장이 뒤바뀌게 됐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 회장의 입지도 좁아지게 됐기 때문. 게다가 탄핵정국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금감원이 또다시 중앙회의 인사권 견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 회장도 이미 연임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스1이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임추위에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 회장의 경우 이번 인사를 통해 본인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낼 기회를 잡게 됐다. 실제 농협금융지주는 이미 서국동 NH농협손해보험, 오세윤 NH저축은행, 이현애 NH선물 대표 등 임기가 1년 남은 계열사 CEO들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전 중앙회장 재임 시절 선임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해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대형 금융사고 등으로 명분을 쥔 강 회장이 이번 농협금융 CEO 인사에서 측근이 대거 선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 회장은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과의 신뢰관계를 중시하는 인사 스타일을 보여왔다. 취임 후 지준섭 중앙회 부회장, 여영현 상호금융 대표, 박서홍 경제지주 대표 등 중앙회장 선거 당시 자신의 캠프에서 함께 했던 인사를 요직에 대거 선임했고, 통상 지역 안배를 고려해 선임하는 비서실장 자리에도 경남 합천 출신으로 강 회장과 동향인 류길년 전 신용보증기획부 국장을 선택했다.
강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인사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꼭 캠프 출신이라기보다 선거 기간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농협금융 CEO 인사에서도 강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차기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 강신노 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무 부행장, 최영식 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한 뒤 최종 후보자를 논의 중이다. 새 중앙회장 취임 후 첫 농협금융 CEO 인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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