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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몸값 6조 LG CNS, 내년 IPO 최대어 기대... 높은 구주매출·내부거래 비중은 숙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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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LG CNS는 인프라 시스템통합(SI) 및 시스템운영(SM) 서비스를 제공하는 LG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연간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 CNS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3조9584억원, 3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17.5% 증가해 6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순이익 또한 지난 2020년 1665억원에서 지난해 3324억원으로 3년 만에 2배나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26%에 달한다. 

 

이 때문에 LG CNS의 상장으로 인해 침체된 IPO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G CNS의 공모금액은 약 1조405억원~1조1994억원 수준으로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국내 IPO 시장에서 조 단위의 대어급 IPO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7423억원의 공모금액을 모은 것이 지난 2년간의 최고 기록이다.

 

게다가 몸값도 기존 시장 예상보다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 CNS는 앞서 기업가치를 7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상장예비심사신청서에도 비교군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31배가 넘는 글로벌 IT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Accenture)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에서는 엑센츄어를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PER이 낮은 삼성SDS(15.5배), 현대오토에버(24.7배), 일본 NTT데이터그룹(27.7배)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LG CNS는 지난 3분기까지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3837억원에 비교기업 평균 PER 22.6배를 곱한 뒤, 여기에 30~4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몸값 또한 기존의 시장 평가보다 낮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우려되는 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 우선 이번 공모의 경우 전체 공모 주식 수 1937만7190주 중 신주는 절반 뿐이며, 나머지 절반은 2대 주주인 맥쿼리PE가 보유한 지분(3052만주) 중 일부(969만주)다. 전체 공모물량의 50%가 구주매출로 구성됐다는 것. 

 

맥쿼리PE는 지난 2020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직면한 LG그룹으로부터 LG CNS 지분 35%를 1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LG그룹은 맥쿼리PE와의 거래를 통해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면서 규제를 피했지만, 2025년 4월까지 LG CNS를 상장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IPO에서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2대 주주인 맥쿼리PE의 수익실현을 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회사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공모 흥행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LG CNS의 실적 성장이 주로 LG그룹의 울타리 안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향후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동종 기업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LG CNS의 내부거래 의존도는 여전히 60%에 달한다. 모그룹 사정에 따라 실적이 변동되거나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서는 LG CNS로 인해 모회사와의 중복상장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중복상장 비율은 18.34%로 미국(0.35%), 중국(1.98%), 일본(4.38%), 대만(3.18%)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중복상장은 결국 기업가치가 두 번 집계되기 때문에 모회사에 대한 주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LG CNS의 경우 회사 내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의 사례는 아니지만, 알짜 자회사의 상장 또한 모회사의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은 “LG CNS는 약 40년간 축적한 IT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혁신하는 ‘디지털 비즈니스 이노베이터’로 성장해왔다”며 “이번 IPO를 통해 AI, 클라우드 등 차별화된 DX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DX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가 각종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국내 IPO 시장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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