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에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대왕고래' 가스전 시추가 본격화됐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당국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 따르면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프로젝트를 위해 노르웨이 업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가 오전 6시쯤 부산 영도 앞바다 인근 부상외항에 정박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예정이며, 오는 17일쯤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약 2개월간 해저 1km 이상 깊이에서 시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대왕고래는 동해심해에 숨겨진 석유·가스전을 찾는 탐사 프로젝트로, 윤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열고 발표한 핵심 국정 과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3차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 회의'를 열고 탐사시추 위치를 확정했다.
첫 탐사시추 대상으로 낙점된 대왕고래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는데,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돼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의 이름이 붙었다.
시료 확보를 위해 30cm 두께의 드릴로 해저 최대 3000m까지 파고들지만 난이도가 높아 실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약 1000억 원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는 1차 시추에 성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가 석유공사의 1차공 시추 계획을 최종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시추 작업이 시작된다. 정부는 시추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내년 상반기 중 1차공 시추 결과를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하지만 당시 해당 사업의 타당성 등과 관련한 논란이 일기도 했었고 여야가 대립하기도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해제, 탄핵정국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향방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단독 처리한 내년도 예산 감액 안에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는 전체 소요 예산 100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전액 예산 삭감이 확정되면 재무 여건이 열악한 석유공사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전액 비용을 자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대통령 탄핵과 임기 단축 가능성 등이 거론돼 가스전 개발이 동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일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재무적 어려움과 정치적 장애물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또 5일 산업부는 공식성명을 통해 “원전 생태계 정상화,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수주, 동해심해 가스전 1차공 시추사업 등 주요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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