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숨쉬러강릉 누리집 갈무리]
[이코리아] 농촌 소멸에 대한 해결책으로 농촌관광이 논의되고 있다.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숙박시설의 품질 및 서비스 관리가 우선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엔 ‘2024년 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 성과보고회를 개최해 진행 상황과 성공 사례를 공유했다.
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은 지자체가 지역의 농촌관광 운영 주체들과 연계·협력하고, 특색있는 농촌관광자원을 활용하여 체험·관광·식사·숙박이 어우러진 체류형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강원 강릉시의 ‘숨쉬러 강릉’은 강릉의 농촌체험 관광 브랜드로, 시즌 특화 상품을 운영하며 여행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강릉역 전광판 광고와 지역 축제 부스 참여 등 대중적인 홍보 전략을 통해 농촌관광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감성적인 마케팅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은 “니랑 나랑 농촌에서 놀자”라는 의미의 ‘니나농’이라는 지역단위 농촌관광 브랜드를 개발하고 산딸기 수확, 숲 테라피, 불멍과 같은 체험을 통해 자연 속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의 소멸을 막기위한 노력은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는 근대화 과정에서 이농현상이 심화하자, 농촌지역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농촌관광을 추진했다.
지뜨 드 프랑스(Gîtes de France) 운동은 원래 전통 농촌건축물을 보전하기 위한 민간운동에서 시작됐다. ‘바캉스용 시골집’이라는 뜻의 지뜨(Gîtes)는 1952년 관광시설로 공식화된 이후 단순한 농촌숙박시설을 넘어 어린이 지뜨, 낚시 지뜨, 장애인 지뜨, 승마 체류 등 다양한 농촌관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촌주택을 개량·보수해 숙박 위주의 임대사업을 하는 지뜨의 특징은 민간이 운영하지만 공인된 전국지뜨연합회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지뜨연합회 가입 후 70여 개 항목에 달하는 심사기준에 합격하면 ‘지뜨 드 프랑스 라벨’을 획득할 수 있는데, 라벨을 부착한 농가는 4~5년에 한 번씩 서비스, 내부시설, 안전관리, 위생 문제, 실내 및 외관 경관 상태, 체험 프로그램 등 엄격한 품질관리 점검을 받게 된다.
도시와의 결연도 농촌관광을 활성화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가와바 마을은 평범한 시골마을이었지만, 이젠 매년 18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농촌관광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 소득을 높였더니 청년들이 찾아왔다. 이러한 과정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가와바 마을은 도시와의 결연을 통해 여러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도쿄의 강남으로 불리는 세타가야는 도시화로 주민들의 연대감과 커뮤니티가 약화하자 ‘제2의 고향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후 40년 이상 세타가야와 가와바의 결연관계는 학생들을 위한 자연학교와 계절 교실, 어른들을 위한 농업기술 교실, 사과 과수원 체험, 목공예와 낚시 교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류 프로그램 중에는 초등학교 어린이의 농촌체험 이동 교실이 유명하다. 정규 수업 과정에 포함돼 있어 학생들 대부분이 참가한다. 61개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는 6천여 명의 어린이들은 5학년이 되면 2박 3일간 가와바 마을에서 사과 키우기, 고구마 캐기 등을 체험한다.

우리나라도 농촌관광사업 등급결정제도를 통해 농촌관광을 원하는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웰촌’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촌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여행 상품, 추천 여행 코스, 계절별 이벤트와 행사 등을 제공하고 있는 농촌여행 정보포탈이다.
이소영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균형발전실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시책으로 현지 살아보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농·산·어촌 관광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농·산·어촌 관광상품은 개별 상품으로 판촉돼 전체 숙박시설에 대한 통합예약시스템 등이 부재하고 관광상품 품질 제고를 위한 공동관리 제도도 미흡한 실정이다.”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농산어촌 숙박시설에 대한 품질관리 등 체험객의 실질적인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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