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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신임 대표 신년사서 "이윤보다 윤리 우선" 강조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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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코리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를 연임시키며 조직 안정을 꾀하는 가운데, 수장을 교체하며 변화를 택한 신한투자증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지난달 초 회의를 열고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추천했다.

이 대표는 1968년생으로 지난 1999년 신한투자증권에 입사해 대치센트레빌지점장, 광화문지점장, 영업추진부장, 호남충청영업본부장, 강남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20년부터는 전략기획그룹장, 리테일그룹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2022년에는 SI증권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으로 복귀해 자산관리부문장 겸 자산관리그룹장으로 일해왔다.

대체로 기존 CEO의 연임을 선택한 대형 증권사와 달리 교체를 택한 신한투자증권의 판단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 CEO에게 추가 임기를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지난해 초 취임한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으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또한 한국금융지주가 기존 사장단의 변동 없이 임원 승진 인사를 진행하면서 사실상 연임이 결정된 상태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KB증권과 하나증권 또한 각각 김성현·이홍구 각자대표, 강성묵 대표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9년 취임한 김성현 KB증권 대표의 경우 벌써 5연임에 성공하며 장수 CEO 대열에 들어섰다.

대형 증권사들이 현 CEO들의 연임을 선택한 이유는 올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내부통제 부실로 인해 1300억원 손실 사태에 휘말리며, 경쟁사와 달리 실적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약 13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ETF LP는 ETF를 발행한 자산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투자자가 원활하게 ETF를 사고 팔 수 있도록 매도·매수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신한투자증권 담당자는 이러한 본래 목적과 달리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선물을 매매하다가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려고 회사에는 정상적인 스왑거래인 것처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통제 부실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면서 신한투자증권의 실적도 급락했다. 신한금융지주가 발표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1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상위 10대 증권사 중 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신한투자증권 뿐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04억원으로 전년 동기(2234억원) 대비 331억원(△14.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인 KB증권과 하나증권의 실적은 지난해 들어 크게 개선됐다. KB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1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했으며, 누적 순이익도 5526억원으로 51.2% 늘어났다. 하나증권 또한 지난해 3분기 512억원, 누적 기준 183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금융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이 더욱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증권 부문의 부진은 뼈아프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이 호실적으로 그룹 실적을 견인한 것과 달리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실적이 둔화하며 오히려 3분기 ‘마이너스’ 기여도를 기록했다.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손실로 경쟁사 대비 실적이 크게 둔화된 만큼, CEO 교체는 불가피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신한금융은 임기가 1년 남아있는 김상태 전 대표 대신 영업통으로 꼽히는 이선훈 대표에게 사태 수습의 역할을 맡겼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달 당시 부사장이었던 이 대표를 차기 대표로 선임하며 “이 부사장은 현재 파생상품 사고 관련 후속조치를 위한 ‘위기관리·정상화 TF’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조직을 쇄신하는데 가장 적임자로 판단돼 신규 선임됐다”며 “그동안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 상황인 만큼 신임 사장에게는 전사리스크 관리 컨트롤타워로서 역할 수행이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대표 또한 내부통제 및 조직 쇄신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잘못된 관행을 제거하고, 새롭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비장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올해 1분기까지 인력·시스템·프로세스·조직 측면에서 수립한 비상 경영계획을 빠르게 완수하고, 2분기부터는 조직문화와 업무 프로세스·사업라인 등 근본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신한투자증권의 성공 방정식은 이윤보다 윤리가 우선시되는 회사, 임직원이 전문성으로 무장한 회사, 빈틈없는 제도·시스템·프로세스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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