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이 13일 열린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iM뱅크
[이코리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가 새해 본격적인 전국구 도약을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iM뱅크는 지난 13일 대구 수성동 본점에서 ‘2025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새해 경영목표로 ‘포커스 온 밸류업(Focus on Value up)’을 제시했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본격적인 질적 성장과 더불어 은행 가치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1967년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설립된 iM뱅크(구 DGB대구은행)는 지난해 5월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은 뒤 6월 사명을 변경하며 전국구 은행으로 재출범했다.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한 것.
시중은행 전환 후 iM뱅크의 첫 성적표는 ‘합격점’에 가깝다. 실제 iM뱅크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324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누적 기준(3425억원)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시중은행 전환 이후인 3분기만 보면 같은 기간 35.8%나 증가했다.
여·수신 성장세도 뚜렷하다. iM뱅크의 원화대출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6조90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으며, 원화예수금 또한 55조5052억원으로 같은 기간 4.8% 늘어났다.
전반적인 은행권 연체율 상승세와 더불어 악화됐던 건전성 지표도 개선 추세로 전환됐다. iM뱅크의 지난해 3분기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77%,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5%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8%포인트, 0.1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45.9%로 전분기 대비 31.6%포인트 높아졌으며, 시중은행 전환 후 급증한 이익 덕분에 보통주자본비율(14.41%)도 0.7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구 영업을 위한 기반도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다. iM뱅크는 지난해 7월 원주지점을 개설한 이후 12월 가산디지털금융센터와 동탄금융센터를 연달아 개점하며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iM뱅크는 오는 2027년까지 수도권·충청권·제주도 등에 14개 영업점을 신설하겠다는 개획이다.
이처럼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후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전국구 은행 도약을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금리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건전성 부담 등 은행권 공통의 악재도 극복해야 하지만, 기존 시중은행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공격적인 영업도 필요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iM뱅크는 대구·경북지역 여·수신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25.4%, 38%로 안정적인 지역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기준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iM뱅크의 여·수신 점유율은 각각 2.2%, 2.4% 수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과 견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신평은 “대구·경북 지역 외 영업기반이 미흡하며, 중소기업 여신 비중이 높아 지역별, 차주별 다각화 수준은 시중은행 대비 열위하다”라며 “시중은행 전환 이후 새로운 영업구역에서의 점유율 확대 수준, 경쟁력 확보 방안, 영업기반 확대 과정에서의 수익성 저하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M뱅크의 성공적인 시중은행 안착은 모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다. 핵심 계열사인 iM증권(구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주춤한 상황에서 DGB금융이 시중금융 도약을 위해 선택한 것은 ‘은행 중심 성장’ 전략이다. 이를 위해 DGB금융은 이미 지난해 말 1000억원의 자금을 iM뱅크에 수혈하기도 했다. 만약 iM뱅크의 전국구 도약이 지연된다면, DGB금융의 성장도 둔화할 수 있다.
그룹 실적을 견인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도 1년 더 iM뱅크 행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전환 과정을 진두지휘한 만큼, 본격적인 전국구 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인 올해까지 은행 경영을 맡기로 한 것.
한편, 황 회장은 13일 경영전략회의에허 “건전성·프라이싱(Pricing)·수신조달 등 3대 핵심과제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기업가치 개선에 힘을 쏟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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