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박병희 체제 출범한 농협생명, 새해 상위권 도약할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16.
728x90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 사진=NH농협금융지주

[이코리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연임된 가운데 새로 NH농협생명의 지휘봉을 잡게 된 박병희 신임 대표이사의 행보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자회사 CEO 인사를 발표하며, 박 대표를 농협생명을 이끌 새 수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1966년생인 박 대표는 1994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농협유통 마케팅추진부 부장, 농협재단 사무국 사무총장,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리스크관리부 부장, 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 농협중앙회 대구지역본부 본부장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2023년부터는 농협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농축협사업부문 부사장을 맡아왔다.

국내 보험사들은 대체로 지난 연말 기존 CEO들의 연임을 선택하며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생명보험사 중 CEO가 교체된 곳도 농협생명을 제외하면 KB라이프뿐으로, 그 또한 이환주 전 대표가 국민은행장으로 영전했기 때문이다.

전임자인 윤해진 농협생명 전 대표도 지난 2023년 취임 후 2년의 임기 동안 꾸준한 실적 성장을 견인해왔다. 실제 윤 전 대표 취임 첫해인 2023년 농협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1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24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건전성 지표 또한 개선되고 있다. 윤 전 대표 취임 직전인 2022년 말까지만 해도 자본이 ‘마이너스’ 상태였던 농협생명은 2023년 1분기 5조3986억원의 자본을 기록하며 곧바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신지급여력비율(킥스·K-ICS) 또한 지난해 3분기 기준 249.7%(경과조치 전 기준)로 KB라이프에 이어 국내 생보사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같은 기간 킥스 비율이 200%를 상회하는 생보사는 농협생명과 KB라이프, 신한라이프 뿐으로, 생보사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생명은 모두 200%를 넘지 못했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개선되는 흐름인 상황에서도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생명 CEO를 교체한 이유는 아직 상위권 생보사와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농협생명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2478억원으로 삼성생명(2조421억원), 교보생명(9399억원), 한화생명(7270억원) 등 ‘빅3’와는 물론, 같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신한라이프(4671억원), KB라이프(2794억원)와도 격차가 크다. 지속적인 성장에 만족하기에는 아직 이른 셈이다.

박 대표는 농협생명으로 자리를 옮기기 이전부터 영업전문가로 꼽혔던 인물로, 농협생명의 주력 판매채널인 농축협 채널을 담당하게 된 2023년 농협생명 보험계약마진(CSM)을 50% 이상 늘리며 실적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향후 금리인하 및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생보사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불리한 업황을 극복하고 성장속도를 높일 적임자로 박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생보업계의 새 격전지로 꼽히는 보장성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농협생명의 보험료수입 중 약 54%가량은 저축성보험 수입에 해당한다.

다수의 생보사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장성 보험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상위권 생보사와 어깨를 견주려면 보장성보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박 대표가 양호한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성장세를 가속해 상위권 생보사와의 경쟁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