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ES 2025 ‘C랩 전시관’ 전경, 제공-삼성전자]
[이코리아] 대기업들의 사내 벤처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내벤처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창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운영기업은 101개 기업에 달한다.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운영기업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엔 40개, 2022년엔 71개로 꾸준히 늘어나다 세자릿수를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사내 벤처프로그램은 경기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활용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M&A 등을 통한 신사업 진출로 인한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임직원들의 혁신 아이디어를 육성해 기존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발굴·육성한 스타트업사와 ‘CES 2025’에 참석해 AI·IoT·디지털헬스·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삼성은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도입했으며, 2015년부터 사내벤처가 분사할 수 있는 스핀오프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에서 C랩 우수벤처를 2016년부터 매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선보인 C랩 15개사는 ▲삼성전자가 외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 12개 ▲임직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 2개 ▲C랩 인사이드에서 분사해 창업한 ‘C랩 스핀오프’ 1개 등 총 15개이다.
삼성전자는 창업 의식을 북돋기 위해 스핀오프에 도전하는 사내벤처에 창업자금과 법인설립을 위한 별도 준비 과정 교육을 지원한다. 먼저 창업에 뛰어든 C랩 선배들의 강의와 교류 기회도 마련해 창업에 대한 현실적인 노하우와 성장 전략을 전한다. C랩에서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이후 자립에 실패하는 등의 경우에는 3년 내 재입사가 가능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창원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7년간 사업아이디어 총 131건이 모집 되었고, 사내벤처 13개팀이 최종 선발 되었다.
사내벤터팀으로 선정되면 1년간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없도록 급여를 포함해 운영비 등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회사와 독립된 외부 사무공간 제공과 사업 준비를 위한 정기적인 컨설팅도 함께 받는다.
향후 투자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독립법인으로 분사가 가능하며, 그 경우 경영 독립성을 보장하고 부득이하게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 내 재입사 기회를 제공해 임직원들이 용기 있게 도전하도록 장려하면서 고용 안정성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 14일엔 사내벤처 프로그램 시상식에서 최종선발된 3개 팀에겐 1천만원의 상금도 전달됐다.
롯데칠성음료 사내벤처 3기로 선발된 ‘워커스하이(Worker’s High)’는 오피스 미니바(Office Minibar) 사업 아이디어로 발탁된 후 사업성을 인정받아 2021년 5월 첫 독립법인으로 분사하여 본사로부터 5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았다. 이 후 2024년 12월말 기준 예상 매출액 35억원, 임직원 수 31명, 누적 투자유치금액 55억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이고 유망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사내벤처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사진-파운드오브제, 출처-LG전자]
LG전자는 2020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도전·혁신 정신을 가진 사내벤처를 발굴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스튜디오341’이라 이름을 바꾸면서 초기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외부 액셀러레이터와 함께 선발 단계부터 사업화까지 밀착 육성하고 있다. 341은 LG전자의 시작인 금성사가 있던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 341번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금성사 창업 당시의 도전·혁신 정신을 계승하자는 의미다.
스튜디오341는 단순히 기술에만 기반을 두지 않고,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각양각색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문제에 대한 시야를 확장하고, 실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혁신을 선보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저희는 실질적인 투자와 조언을 제공하되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발전시키도록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정된 5팀에게는 분사 자격이 주어지며 팀당 최대 4억 원의 창업 자금, 별도 업무공간을 제공한다. 분사 후 독립에 실패해도 5년 안에 재입사를 보장한다.
스핀오프한 회사 중 ‘파운드오브제’는 폐플라스틱에 대한 시장 니즈에 주목해 지금은 재활용 플라스틱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이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환한 사례로,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 전문 중개 플랫폼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엠버로드는 포스코에서 스핀오프한 제조 AI 솔루션 기업이다. 엠버로드는 AI 기반 제조 생산성 향상 올인원 솔루션 '마이너리포트'(Miner Report)를 개발하여 포스코에서 33건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397억원의 이익을 창출한 실적을 기반으로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이후 2023년 9월 포스코에서 분사해 분사 1년 만에 철강, 이차전지, 자동차, 식품 등 7개 산업군의 포스코, 기아, KG스틸 등 16개 대기업 고객사에 AI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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