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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농협금융 ‘이찬우 체제’ 출범, 산적한 과제 해결 전망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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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NH농협은행 고객행복센터(콜센터)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NH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지난해 내부통제 부실 등 각종 이슈로 곤욕을 치렀던 농협금융이 새롭게 출범한 ‘이찬우 체제’에서 어떻게 변화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 전 부원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하고, 이후 열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날 취임한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2월 2일까지 2년이다. 길지 않은 임기 동안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결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발목을 잡았던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실제 농협금융은 지난해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에서 수차례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로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당국과 정치권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은행에서는 90건, 649억 규모의 부당대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점장・팀장이 브로커・차주와 공모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거나, 여신한도・전결기준 등을 회피하기 위해 복수의 허위차주 명의로 분할해 승인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일부 대출의 경우 차주로부터 1억3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날 검사 결과가 발표된 농협은행을 비롯해 우리·KB국민은행 등에 대해서도 “여신 취급부터 심사・승인・실행・사후관리 등 여신 프로세스 전반이 부실하다”고 혹평했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당국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내부통제 강화는 새로 취임한 이 회장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회장은 4일 서울 용산구 고객행복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 신뢰가 기본”이라며 “금융사고를 최소화·제로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책무구조도 등 무엇보다 시스템을 통한 내부통제 관리가 중요하다”며 “내용을 살펴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쟁사 대비 뒤처진 수익창출력을 강화하는 것 또한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 중 하나다. 농협금융은 이석준 전 회장 임기 첫해인 2023년 전년 대비 0.2% 증가한 2조23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같은 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신한·하나·우리금융 대비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규모로 보면 여전히 우리금융(2조5167억원)과 3000억원 가까이 차이나는 5위를 기록하며 결국 5대 금융의 말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 2조31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3.2%나 성장했지만, 우리금융(2조6591억)과의 차이는 좁히지 못했다. 우리금융이 본격적으로 증권·보험부문에 진출할 올해는 더욱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은 4일 “자산 규모와 수익성을 높여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찬우 체제’로 전환한 농협금융이 올해 ‘만년 5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올해 수익창출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경영전략 추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와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 또한 새 금융지주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전임 이석준 회장은 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임명 등을 두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농협금융은 지난해 말 5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는데, 이 중 은행 및 생명·손해보험 등 핵심 계열사 신임 대표는 강 회장과 동향인 영남 출신의 측근 인사로 꼽힌다. 지난 연말 금융지주 인사에 강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 만큼, 강 회장 임기 중 선임된 이 회장은 전임자에 비해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농협금융의 내부통제 부실 원인을 취약한 지배구조 탓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회의 입김과 금융당국의 눈길 사이에 낀 이 회장으로서는 균형을 잡으며 중앙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중앙회로부터의 독립성도 강화하는 이중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의 특수성은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내부에서 생각하는 게 분명히 다를 수 있다”며 “전문성과 농업 이해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중앙회와 잘 협의해나간다면 우려하는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찬우 신임 회장은 1966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국장・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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